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지역의 브란성, 일명 '드라큘라 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센터로 탈바꿈했습니다.
오늘(현지 시각 9일) BBC는 수술복에 '송곳니' 스티커를 붙인 의료진이 루마니아 중부 브란성을 방문한 모든 사람에게 화이자 백신 주사를 접종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BBC는 "더 많은 루마니아인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정부 노력의 일환"이라며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송곳니가 아닌 접종 바늘에 찔리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루마니아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후 10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2만9천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루마니아 정부는 9월까지 집단 면역을 완료하고 싶어 하지만, 루마니아인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상황입니다. 조사 기관 글로브섹은 "이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망설임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루마니아 정부는 '드라큘라 성'을 활용해 백신 접종에 속도를 올릴 계획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5월 주말마다 누구나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며 "접종 후에는 중세 고문 기구 전시회에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백신 접종으로 관광 산업을 다시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루마니아에서 드라큘라 성으로 불리는 브란성 / 사진=BBC
한편, 루마니아인들은 브란성이 소설 '드라큘라'에 등장하는 흡혈귀 은신처에 영감을 준 장소라고 믿고 있습니다.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지역에서는 18~19세기 드라큘라를 쫓아내기 위해 시신에 말뚝을 박거나, 시신의 입에 마늘을 물리는 문화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