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있어달라 했는데…실종 대학생 시신 발견

22살 귀한 아들은 결국 싸늘하게 식은 채 아버지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평생 못 봐도 좋으니 살아만 있으면 좋겠다던 아버지였습니다.

실종 대학생 시신 한강에서 발견

30일 대학생 손정민 씨가 실종 엿새 째에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 수중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기동대와 한강 경찰대를 비롯해 헬기와 드론, 수색선 등을 동원해 한강 일대를 집중 수색했습니다. 시신은 실종 장소인 수상택시 승강장에서 대략 20m 정도 앞에서 떠내려오고 있었으며 민간구조사의 구조견이 발견했습니다. 긴소매 셔츠와 검정색 바지 등 술을 마신 채 잠이 들었을 당시 입고 있던 옷차림 그대로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손 씨의 시신을 병원으로 옮겨 유족과 협의 하에 부검을 실시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방침입니다. 장례가 끝난 뒤 실종 당시 상황을 추가로 파악해 사고인지 사건인지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살아만 있어라"…끝내 대답 없어

손 씨는 서울의 한 의대 1학년생으로 지난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새벽 2시까지 동성인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친구는 오전 4시 30분께 잠에서 깨 귀가했으며 당시 주변에 손 씨가 있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손 씨의 휴대전화는 귀가한 친구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종된 손 씨가 친구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됐지만, 전화는 실종 당일 오전 6시 반쯤 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손 씨의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과 친척, 지인, 대학 친구들은 일제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손 씨를 찾는 글을 올리고 전단지 수천장을 인쇄해 실종 추정장소 인근 주택 등 약 20여 곳에 붙였습니다. 현수막도 공원 곳곳에 걸었습니다. 손 씨의 아버지는 특히, 인터넷 블로그에 손 씨를 찾는 글을 올리고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손 씨를 찾아 나섰습니다.

손 씨의 아버지는 어제(29일) MBN과 인터뷰에서 "CCTV가 없으니까 그 사각지대가 너무 많았고"라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또 "저체온증 같은 것 걸릴까 봐 빨리 찾아야 되는데"라며 "정말로 우리 아들의 소재를 알고 계신 분이나 데리고 있는 분이 있다면 그 22살밖에 안 된 인생을 꼭 살려 주세요"라고 호소했습니다.

앞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이지애 씨도 손 씨의 무사귀환을 기원했습니다. 이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과거 EBS1 '장학퀴즈'에 출연했던 손정민 군의 영상 캡처 사진을 올리고 "오늘 하루종일 내 마음을 어지럽혔던 뉴스. '장학퀴즈' 경기고 편에 출연했던 손정민 군. 그 사이 멋지게 자라 의대생이 되었는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라고 안타까워하면서 "제발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손 씨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EBS 장학퀴즈에 출연해 왕중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