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 탄생을 앞둔 장교, 결혼 2개월 차 신혼 장병 등 인도네시아 잠수함 침몰 사고로 승숸원의 사연이 전해지는 가운데 승선길을 막는 2살 아들을 뒤로하고 잠수함에 올랐다가 목숨을 잃은 아버지의 이야기가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24일 트리뷴뉴스는 잠수함을 타러 가는 아버지에를 가로막는 아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등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아디 중위의 2살 난 아들은 문고리를 붙잡고 아버지가 나가지 못하도록 방문 앞을 지키고 섰습니다. 한 손으로는 문고리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침실을 나서려는 아버지를 다시 안으로 밀어 넣느라 분주했습니다. 아빠는 웃으면서 아들을 말립니다. 아빠가 "쉬(오줌) 마려워"라고 설득하자 엄마가 "아빠 왜 출근하면 안돼? 집에만 있으라고? 아빠는 쉬 마려워. 너는 기저귀 쓰잖아"라고 말했습니다.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 출근길을 막는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지만, 아디 중위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가지 말라는 아들의 애원을 뒤로하고 배에 오른 아디 중위는 잠수함과 함께 바다로 가라앉아 살아오지 못했습니다. 이 44초짜리 동영상은 사고 이틀 전인 19일 촬영됐습니다.
중위의 아버지 에디씨는 아들은 잠수함을 탈 때마다 가족에게 안전을 기원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손자는) 보통 평범하게 작별 인사를 하는데 그날은 유독 못 가게 막는 듯한 모습에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독일산 재래식 잠수함인 낭갈라 402에 탑승했다가 돌아오지 못한 선원들의 사연이 인도네시아를 울리고 있습니다.
4월 7일 아들이 태어난 무함마드 루스디안샤 라흐만 중사의 아내는 "출산 후 쉬는 동안 아기를 돌보는 등 모든 일을 챙긴 사람이 남편이었다"며 "이제 그를 보내주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유족들은 이제 시신 수습만이라도 해달라며 호소했지만 희생자 수습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군 당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잠수함 전문가들이 관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비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군은 이날 사고 원인으로 '급격한 내부파' 가능성을 거론하며 "인재가 아닌 대자연의 힘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jdb98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