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은행원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유니폼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5개 시중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유니폼 제도를 유지하고 있던 NH농협은행도 다음달 부터 유니폼을 없애기로 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다음달 10일부터 유니폼을 없애고 근무복장을 자율화할 계획이다. 이제까지는 5급이하 여성 직원들은 정해진 유니폼을 입고 남성 직원들과 4급 이상 여성 직원들은 정장을 입고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다만 9월말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이 기간 동안 여직원들이 유니폼과 비지니스 캐주얼을 혼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니폼 폐지 결정에 앞서 지난 달 농협은행은 직원들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유니폼 착용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만큼 근무 복장을 자율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지난 2019년에도 같은 설문조사를 진행했지만 당시에는 유니폼을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 비율이 훨씬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폼을 입으면 의류 구매에 드는 돈을 아낄 수 있고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깔끔하고 단정해보인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시중 은행들은 앞다퉈 유니폼 제도를 폐지하는 추세다. 은행 관계자는 "유니폼이 획일적인 조직 문화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남자 직원들은 유니폼을 입지 않는데 직급이 낮은 여직원들만 입게 되어있어 시류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KB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유니폼을 비롯한 근무복장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2019년 5월에는 유니폼을 완전히 없앴다. 신한은행도 한달 뒤인 2019년 6월 유니폼 폐지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지난해 유니폼을 폐지했다. IBK기업은행과 Sh수협은행도 올해 1분기부터 전 직원 복장 자율화를 실시하고 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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