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대법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사회적 약자의 피난처로서 사법부의 역할을 다하며 공정한 절차를 통해 정의를 입장을 밝혔다.
28일 천 후보자는 "대법관직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법관으로서의 초심과 소명 의식을 잊지 않고 성실이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의 부당한 편견으로부터 고통받고, 법원 외에 의지할 곳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피난처인 사법부의 역할도 잊지 않겠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형평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일 없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올바른 시대정신과 공동체의 가치가 구현될 수 있도록 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자는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선친은 미군부대에서 하우스 보이로 일하며, 고학으로 사범대를 졸업해 영어교사를 했으나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이어 "선친은 물질적 부유함이 삶의 전부가 아니니 소명받은 길을 올곧게 가도록 하자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외벌이로 가사를 책임진 어머니 역시 노고에 대한 물질적 보상보다 제가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에 기여할 수 있는 영예로운 길을 가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우수법관 선정이유로 '절제된 언행과 신중한 재판진행'이라는 과찬을 들을 수 있었고 법관직을 천직 삼아 재판업무에 매진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문화·경제적 구조의 누적된 불공정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부정은, 개인적 불운이 아닌 법률상 구제돼야 할 사법적 부정의일 수도 있음을 재판을 통해 깨우쳤다"고 설명했다.
천 후보자는 오는 5월 퇴임하는 박상옥 대법관의 후임자로 지난 5일 임명 제청됐다. 그는 부산 출신으로 부산 성도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26년 동안 재판 업무를 담당해 재판 실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차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 했으며,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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