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정치 활동에 대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고평가를 언급하며 '비결'을 공개했습니다.
21일 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태영호가 제정신이다'라는 평가보다는 '태영호 보좌진이 제정신이다'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평가"라면서 "나는 지금 북한식 표현으로 '우리까이'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중앙일보에 기고한 '"태영호만 제정신이다…'이대녀'를 보는 여야의 착각"'이라는 글에서 "여야를 통틀어 제정신 가진 정치인은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밖에 없다"면서 "태영호가 옳다. 야당은 태영호의 길을 가라"고 조언했습니다.
태 의원은 앞서 재보궐 선거에서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정치적 지지성향이 극단적으로 엇갈린 데 대해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이대녀(20대 여성)'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이에 대해 "정치적으로도 올바르고, 전략적으로도 현명한 판단"이라고 높게 평가하며 야당이 '태영호의 길'을 가야 한다고 조언한 것입니다.
태 의원은 자신에 대한 이 같은 평가에 일단 자세를 낮추며 보좌진들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사람들이 나보고 어떻게 북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랩, 막춤, 태록홈즈, 먹방 소통 라이브 등 참신한 아이디어로 시장 선거 지원 유세를 할 수 있었는지, 선거 후 20대 여성들의 표심과 관련한 감각은 어디서 얻었는지 물어본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쑥스럽다. 북에서 온 지 5년 차밖에 안 되고 내년에는 60세가 되는 나에게서 이런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리 없다. 나의 특허권이란 오직 항상 보좌진과 소통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실천해 보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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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번 시장 선거 지원 유세 시 출퇴근, 점심시간이 오면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을 찾아가 목이 터져라 정부와 여당을 질타했다. 그런데 20대 비서들이 내 연설을 들어봐야 신문 사설을 그대로 반복하는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것뿐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별로 쳐다보지 않는다면서 좀 즐겁고 유쾌한 선거운동 방식으로 일단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대다수 정치인은 관행에 젖어 있지만 20대 보좌진은 실용적으로 고찰하는 것이다."
아울러 진 전 교수가 극찬한 "이번 선거를 통해 20대 여성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라는 문구도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초안은 본인이 작성했지만, 20대 여성 비서의 제안을 받아 글의 방향을 수정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기자들이 다른 신문사의 기사 내용 중 핵심을 약간 돌려서 쓰는 것을 '우라까이'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북한에서는 완전히 뒤집는다, 계획을 처음부터 완전히 바꾼다는 표현이 '우라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나는 지금 보좌진의 요구에 순응하면서 북한식 표현으로 본다면 '우리까이'하고 있는 중"이라며 "국민과의 소통에서 첫걸음은 보좌진과의 소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