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용진이형' 닮은 제이릴라...유통업계, 캐릭터 마케팅 '활활'
입력 2021-04-20 08:56  | 수정 2021-07-19 09:05

신세계그룹이 정용진 부회장을 닮은 고릴라 캐릭터를 선보이는 등 유통업계에서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합니다.

오늘(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이마트가 갖고 있던 '제이릴라' 상표권을 넘겨받아 지난 2일 특허청에 새로 출원했습니다.

제이릴라는 아직 신세계그룹 상품에 적용되지 않았지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의 계정에도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홍보가 시작됐습니다.

식품 사업을 하는 신세계푸드에서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제이릴라 관련 사업은 향후 여러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허청 특허정보 검색시스템에 따르면 제이릴라 상표권은 주류와 음료, 조미료 등 식품뿐 아니라 의류, 문구, 장난감, 장식품 등에도 쓸 수 있도록 등록돼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3일에는 제이릴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제이릴라 캐릭터를 적용한 헤드폰 이미지가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신세계그룹 통합 쇼핑몰 SSG닷컴은 지난달 17일 오반장(오늘 반짝 장보기) 코너를 개편하면서 같은 이름의 캐릭터를 신규 마스코트로 공개했습니다.

이후 그제(18일)까지 오반장 코너에 접속한 순방문자 수는 전월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고, 주문 건수와 주문 금액은 각각 75%, 85% 증가했습니다. SSG닷컴은 이를 캐릭터 마케팅 효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부터 자체 캐릭터인 강아지 '흰디'를 앞세워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문을 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에 백화점업계 최대 규모의 펫 파크인 '흰디 하우스'를 마련했고, 행사와 사회공헌활동(CSR) 등에도 흰디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흰디를 적용한 사은품은 대부분 물량이 조기 소진된다"면서 "흰디 사은품 수령자의 70%가 20~30대일 정도로 MZ세대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그룹의 통합 쇼핑몰인 롯데온도 자체 캐릭터 온프렌즈를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편의점들도 캐릭터 마케팅에 동참했습니다.

CU는 자체 캐릭터인 '헤이루'를 동명의 자체브랜드(PB) 포장에 이용하고, 캐릭터를 이용한 영상 공모전을 열거나 틱톡과 제휴한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몽골과 말레이시아의 현지 점포 디자인에도 활용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백곰과 펭귄, 삼각김밥 등으로 이뤄진 캐릭터 '브니패밀리'를 PB 상품 포장과 무인계산대, 무인 택배기, 챗봇 등 서비스 플랫폼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마트24는 자체 배달 캐릭터 '다람이'를 개발해 오는 26일부터 전국 배달 가능 점포에서 다람이 배달봉투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다만 유통업계의 캐릭터 사업이 수월하게 전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캐릭터 사업은 기존 업체의 브랜드 파워보다도 캐릭터 자체의 매력으로 대결해야 하는 측면이 크고, 최대한 많은 소비자와 일상적으로 접촉해야 친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 캐릭터를 이모티콘으로 상품화해 홍보하면서 빠르게 인지도를 쌓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며 "유통업체들은 이모티콘 등의 활용도가 낮은 만큼 캐릭터 사업이 쉽지 않은 영역"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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