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서울시장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부동산 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을 요약하면 '한강 르네상스 시즌2'다. 그는 2006~2011년 서울시장 재직 당시 한강을 중심으로 서울의 공간 구조를 개편하는 '한강 르네상스' 정책을 추진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여의도 국제금융지구 ▲상암 DMC 랜드마크 등을 비롯해 한강변 최고 50층 아파트 공급 등 한강 일대 스카이라인을 바꾼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1년 시장직을 사퇴한 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대부분의 사업 등은 진척이 거의 없거나 해제됐다.
특히 박 전 시장때부터 주거용 건물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35층 룰'이 도입되면서 서울은 획일적인 스카이라인에 갇히게 됐다. 오 당선인이 한강변 정비사업의 층고 제한을 현행 35층에서 50층까지 완화하고, 서울시 주택공급을 담당하는 주택국과 도시 전체 미관을 담당하는 도시계획국을 통합해 개발 인허가 속도를 높이겠다고 공약한 만큼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한 재건축·재개발·뉴타운 활성화를 통한 18만5000가구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오 당선인은 "취임하면 일주일 이내에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장담하기까지 했다. 박 전 시장 시절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고강도 규제가 유지되고 뉴타운 해제가 잇따르면서 지난 10년간 서울이 만성 공급차질을 빚어온 만큼 지지부진했던 정비사업이 급물살을 탈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었던 2002년 시작된 뉴타운 정책이 부활 할 것이라는 전망도 솔솔 나오고 있다.
특히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있는 강남구 압구정·대치동,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여의도 등에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그러나 안전진단,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 대부분이 정부와 국회의 몫이어서 실제로 재건축이 탄력을 받게 될 지는 미지수다. 정부와의 갈등으로 추진 과정에 난항이 빚어질 수도 있다.
또한 서울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강남·강북 격차 해소를 위한 '강남북 균형발전' 공약도 주목을 끈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차량기지에 돔구장을 조성하고 이 일대를 '제 4도심'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부동산 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이 시장에 기름을 퍼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장원리를 회복하고 도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방향이지만 서울 전체가 들썩거리게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소외지역부터 우선 개발하는 것도 방법이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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