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빨래방에 갈 땐 생얼은 좀 그렇잖아?" MLB 인스타그램 광고 '성차별' 논란
입력 2021-04-07 17:30  | 수정 2021-04-09 00:12
논란이 된 'MLB 볼캡' 광고 <사진=MLB>

"런드리샵 가기 좋은 오후 쌩얼은 좀 그렇잖아? 모자는 더 깊게, 하루는 더 길게."
에프앤에프(F&F)가 전개하는 프리미엄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MLB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광고 카피를 두고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MLB는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mlbkorea에 여성 모델을 내세운 제품 광고를 여러 편 공개했다. 한 사람의 하루를 보여주는 콘셉트로 기획된 광고는 오전 8시 조깅, 오후 12시 30분 외출, 오후 2시 세탁소, 오후 4시 반려견과 산책, 오후 6시 친구와의 만남 등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일상 속에서 MLB의 제품을 착용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평범한 일상을 소개하는 단순한 내용 같지만 광고 문구와 첨부된 화보컷이 논란이 됐다. 여성모델이 등장하는 광고에 누가 볼지 모르니 '생얼'로 밖을 나가면 안된다는 문구가 유독 반복적으로 강조됐기 때문이다. MLB의 '모자' 제품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지만, 화장을 하지 않은 여성은 모자로 얼굴을 잘 가려야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MLB 볼캡' 광고 <사진=MLB>
예를 들어 오후 12시 30분의 외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엔 "12:30PM 잠깐의 외출이지만 누굴 만날지도 모르잖아? 모자는 더 깊게, 하루는 더 길게."라는 광고카피가 달렸다. 해당 화보컷은 한 여성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모자를 눌러쓴 채 테이크아웃 음료를 들고 주변을 살피며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담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스토킹남이 찍은 구도 같다" "카메라 구도가 왜 이러냐" "잠깐의 외출에 누굴 만나면 뭘 어떻게 되는거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이 된 `MLB 볼캡` 광고 <사진=MLB>
세탁소를 방문한 사진도 도마위에 올랐다. 모자를 눌러 쓴 여성이 세탁기 앞에서 빨래를 꺼내는 모습이 담겼는데 "14:00PM 런드리 샵 가기 좋은 오후, 쌩얼은 좀 그렇잖아? 모자는 더 깊게, 하루는 더 길게."라는 설명글이 달렸다. 이 게시물에는 "생얼로 런드리샵을 가면 안되나요?" "빨래방 가려고 화장하는 사람이 어딨음?"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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