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계 여성 무차별 폭행 보고도 문닫은 美맨하튼 경비원 '해고'
입력 2021-04-07 11:38  | 수정 2021-04-07 11:46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건물 앞에서 아시아계 여성을 상대로 폭행 사건이 일어나자 두 명의 경비원들(빨간 원 표시)이 문을 닫고 있다. 이 모습이 공개되면서 무자비한 폭행을 외면했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출처=NYPD 트위터 계정 캡쳐>

미국 뉴욕 맨해튼의 경비원들이 눈앞의 무차별 폭행을 두고도 구경만 해 비난을 받다가 결국 해고됐다.
CNN은 6일(현지시간) "아시아계 여성이 건물 밖에서 발길질을 당하는 동안 로비의 문을 닫은 수위 두 명이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한 건물 앞에서는 지난달 29일 흑인 남성이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65세 아시아계 여성을 돌연 짓밟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기에 뉴욕경찰(NYPD)이 공개한 영상 속 경비원들은 폭행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도 태연히 문을 닫아 충격을 더했다.
최근 뉴욕경찰(NYPD)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65세 아시아계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수배됐던 용의자 브랜던 엘리엇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출처=NYPD>
해당 건물을 소유한 브로드스키 재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발생사건과 관련해 수위들이 보인 대응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두 직원이 "폭행범이 떠나고 난 뒤 피해 여성을 부축하고 경찰차를 불러 세우긴 했다"면서도 "당시 요구됐던 응급 및 안전 프로토콜이 지켜지지 않았던 것은 확실해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이번 사건으로 매우 심란하고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피해자에게 위로의 마음을 표한다"고 전했다.
논란이 된 경비원들은 사건 직후 폭행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정직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반면 해당 건물의 입주민들은 "영상이 경비원들의 행동을 완전히 왜곡하고 있다"며 "소속 직원들이 이곳 거주자나 미드타운 지역사회, 아시아태평양계 뉴욕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믿는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NYPD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브랜던 엘리엇을 지난 31일(현지시간) 체포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엘리엇은 모친을 살해한 전력으로 평생 보호관찰을 받고 있다. 폭행을 당한 아시아계 여성은 뉴욕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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