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늘 600명대…'봄철 유행' 우려 속 모레 거리두기 조정
입력 2021-04-07 07:22  | 수정 2021-04-14 08:05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우려했던 '봄철 유행'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루 확진자 수는 연일 500명대를 기록하다가 주말·휴일을 지나면서 잠시 400명대 후반으로 내려왔지만 흐름상 다시 500명대를 넘어 600명대까지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4차 유행'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 확진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면서 내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모레(9일)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오늘(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78명입니다.

직전일(473명)보다 소폭 늘면서 이틀 연속 400명대 후반을 기록했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대로 내려왔지만, 확산세가 누그러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간의 주간 환자 발생 패턴을 보면 주말·휴일 검사건수 감소 영향으로 주 초반까지는 주춤하다가 중반부터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606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430명보다 176명 많았습니다.

최근 밤늦게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600명대 중반, 많으면 7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입니다.

600명대 확진자 자체도 지난 2월 18일(621명) 이후 48일 만입니다.


최근 1주간 상황을 보면 주요 방역 지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06명→551명→557명→543명→543명→473명→478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521.6명꼴로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500.6명으로 집계돼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범위의 상단선을 넘었습니다. 이 수치가 500명을 넘은 것은 올해 1월 16일 기준 516.1명 이후 80일 만입니다.

환자 한 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감염 재생산지수'는 전국 모든 권역에서 1을 초과하면서 이미 '유행 확산' 국면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도 20% 중후반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날 기준 직전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 6천815명 가운데 26.4%인 1천801명의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방역현장 안팎에서는 지금과 같은 확진자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연일 3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비수도권에서도 충청·경남·호남권을 중심으로 산발적 감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은 40% 안팎까지 치솟은 상태입니다. 이전의 20%대, 많으면 간혹 30% 초반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것입니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자매교회 순회모임을 고리로 한 'A교회 및 집회 관련' 집단감염 사례의 누적 확진자는 서울을 비롯해 대전, 경기, 전북 등 10개 시도에서 총 164명 나왔습니다.

부산의 유흥주점과 관련해서도 전날까지 총 290명이 확진됐습니다.

이 밖에도 식당, 직장, 마트, 주점, 병원 등 다양한 공간에서 새로운 감염 고리가 속출하는 양상입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로 올라선 것을 언급하면서 "단기적인 현상이 아닌 지속 증가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단장은 "현재 염려되는 것은 전국적으로 환자 발생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미 알고 있는 경로를 통해 유행이 확산하는 경향을 보이나 이를 억제하는 대응 전략의 효과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각종 고강도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확산세가 쉽사리 잡히지 않는 탓에 정부 역시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당장 내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안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밤 10시까지 영업제한 등의 조치는 일단 오는 11일로 끝이 납니다. 현행 조치를 다시 한번 연장하든 방역 수위를 높이든 금명간 결정해야 합니다.

정부는 일단 이날 전문가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회' 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예정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한 주가 코로나19 4차 유행의 길로 들어서느냐 아니면 일상 회복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느냐의 중대한 분기점"이라며 국민 개개인의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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