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로벌시장 더듬이를 바짝 세운 자이앤트입니다. 간 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글로벌 기업 과세를 위한 국제 협력을 강조하면서 각 국이 공동으로 '최저 세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구글 알파벳(종목코드 GOOGL ↑4.19%)과 애플(AAPL ↑2.36%), 페이스북(FB↑3.43%) 등 나스닥 기술 공룡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기술주의 시간' 다시 돌아온 걸까요? 오늘은 이런 이야기들을 가져와보았어요 !
1. '안 오를 이유가 없다' 경제훈풍에 S&P500 최고랠리…유가는 '울상'
2. '돈나무 선생님' 웃게 한 테슬라·나녹스·인비태…손정의도 인비태 투자
3. '비트코인의 힘' 코인 시총 2조 달러 돌파…월가 거물 "중국 채굴 코인은 안 사"
◆ '안 오를 이유가 없다' 경제훈풍에 S&P500 최고랠리…유가는 '울상'
부활절 휴일 주간을 마친 뉴욕증시가 다시 상승세로 한 주를 시작했습니다.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지난주에 이어 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 기록을 이어갔고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상승폭이 1.67%로 두드러지면서 올해 수익률 상승 반전을 앞두고 있네요.
제조업·비제조업 둘 다 분위기가 전달보다 긍정적이라는 지표가 나오고 이에 따라 주가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주위를 둘러보면 부정적인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면서 "지난 달 증시가 들썩였지만 그 배경이 됐던 미국 국채(10년물) 금리도 급등하지는 않고 있다" 는 반응을 냈습니다. 5일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73%로 직전 거래일인 2일(1.72%)보다 1bp(1베이시스포인트=0.01%) 올랐지만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최근 기술주가 다시 힘을 얻는 듯한 분위기에 대해 인버네스의 팀 그리스키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경기순환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분위기이지만 적어도 기술주 회귀 로테이션이 이뤄지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2.80% 떨어져 1배럴 당 58.6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도 2.71% 하락해 62.15 달러에 거래되는 식이었는데요. 분위기를 타고 WTI 시세를 추종하는 ETF인 '유나이티드스테이트오일'(USO)는 3.73% 급락했습니다.
이란 원유 생산 증가 가능성이 부각된 여파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간접적인 대화를 통해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2015년)'을 되살리게 되면 이란이 본격적으로 원유 증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에 대해 프라이스퓨처스의 필 플린 선임 연구원은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홍수처럼 흘러들 것이라는 추측이 존재하지만 조금 과도한 것 같다"면서 "JCPOA가 다시 공식적으로 재개된 후에 상황을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주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 주요 산유국 협의체)는 5~7월 석달동안 월간 원유 생산량을 기존보다 늘리기로 했는데 이에 대해 5일 미즈호 증권의 밥 야우거 에너지선물 담당 이사는 "그 결정은 시장 입장에서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백신 접종 속도보다 중국발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더 빠른 데다 '남미 최대 경제' 브라질,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 양대 시장'규모를 자랑하는 인도도 악화일로에 치닫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 활동도 발목잡힌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 '돈나무 선생님' 웃게 한 테슬라·나녹스·인비태…손정의도 인비태 투자
그렇기는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다시 호재가 들리고 있습니다. 아크 주력 종목인 테슬라(TSLA)와 인비태(NVTA), 나녹스(NNOX)가 대표적이에요.
일단 5일 테슬라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4.43% 오르면서 1주당 691.05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회사가 지난 주말 '2020년 1분기(1~3월) 전기차 인도·생산실적'을 발표했는데 월가 예상을 뛰어넘은 수치였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부각된 결과입니다. 이날 테슬라는 1분기 소비자 인도 전기차량이 18만4800대(생산은 18만338대)라고 밝혔는데, 월가 예상 평균치 16만8000대(팩트셋 집계 기준)를 훌쩍 뛰어 넘는 수치인 데다 직전 최다 인도 실적 기록을 낸 지난해 4분기(18만570대)보다 많고 지난 해 1분기보다 2배 더 많은 대수입니다.
테슬라는 1분기에 전세계 자동차 업계를 휩쓴 '자동차용 반도체칩 부족 대란'과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소재 공장 화재 등 악재를 연이어 겪었는데, 지난 달 31일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1740억 달러 투자 지원책이 발표되는 등 호재가 나오면서 반전 기회를 맞았습니다. 투자 종목 중 테슬라 비중(10.78 %)이 가장 높은 '아크혁신ETF'(ARKK ↑0.65%)도 덩달아 시세가 올랐습니다. 비중 3위인 로쿠(ROKU ↓1.09%) 등 다른 주요 투자 종목이 고전한 것을 테슬라가 끌어올려준 셈입니다.
월가 증권사 중에서는 테슬라에 후한 평가를 해온 웨드부시증권도 다시 테슬라에 호의적인 반응을 냈습니다. 5일 대니얼 아이브스 선임 연구원은 투자 메모를 통해 "테슬라 주식을 '중립'에서 '아웃퍼폼'(시장실적 상회) 등급으로 높이고 , 12개월 목표 주가는 1000달러에서 1300달러로 높인다"면서 "비록 올해 1분기 테슬라는 고통스럽게도 투자자들의 집중 매도세를 봤지만 이런 매도세는 앞으로 30~40% 넘는 엄청난 상승랠리의 출발점일 뿐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1년 안에 테슬라 주가가 지금보다 2배 넘게 뛸 것으로 보는 모양입니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내가 들은 바로는 의회가 (전기차 구입에 따른) 7500 달러 세액공제 범위를 1만 달러 수준까지 넓힐 것으로 보인다"면서 "테슬라 뿐만 아니라 미국 전기차 생태계 전반에 엄청난 촉매가 되겠지만 특히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인도 실적이 85만대를 넘어 90만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모두의 전기차'를 선언한 제네럴모터스(GM)도 이날 주가가 5.61% 급등했습니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던 지난 달, 우드 CEO는 "우리 ETF 매니저들은 계속 테슬라를 추매하고 있다"면서 "여러분들은 5년 후면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이 거품(고평가)이 아니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안도감이 들까요? 아크는 오는 2025년 테슬라가 3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테슬라에 이어 우드 CEO의 또 다른 '애정템' 인비태도 5일 시장 주목을 받았습니다. 손마사요시(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인비태에 11억5000만 달러(약 1조2978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이날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인비태(NVTA)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3.06% 올라 1주당 40.4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소프트뱅크 측은 인비태 투자 취지에 대해 "우리는 장기 투자자로서 유전공학 업체들을 지원해 더 나은 헬스케어·의약품 시장을 여는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비태 투자는 소프트뱅크의 자산관리 계열사인 SB매니지먼트를 통해 이뤄집니다.
인비태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미국 업체입니다. 미국 내외에서 유전암·심장병·신경 관련 병·소아 유전병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5일 유전공학 분야에서 실험·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하는 지노시티를 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손 회장은 지난 해 여름 테슬라·애플·넷플릭스 등 '나스닥 간판 기술주'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40억 달러어치를 매수한 사실이 알려져 '나스닥 고래'로 등극했는데, 투자자들의 비난 속에 콜옵션 투자 포지션을 접고 최근 바이오·유전공학 부문에 부쩍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해당 부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후 현재로선 인비태를 비롯해 DNA염기서열분석업체인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비상장) 지분 6%를 사들였고 나스닥상장 기업으로는 4D머리큘러인테라퓨틱스(FDMT, 5일 ↑3.37%)과 Ab셀레라바이오로직스(ABCL ↓8.53%)에 투자해왔습니다.
하지만 인비태는 우드 CEO가 전부터 투자해온 종목입니다. 우드 CEO는 기술·바이오주 급락 사태가 벌어진 지난 달 CNBC 인터뷰에서 "인비태는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 중 가장 저평가된 것 중 하나이지만 가치를 확신한다"는 믿음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아크는 ETF 시리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아크혁신ETF'(ARKK)를 통해 인비태에 투자하고 있는데 비록 ARKK의 상위 10위 내 투자 종목은 아니지만 블룸버그데이터에 따르면 인비태 지분의 약 14%를 ARKK가 보유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녹스도 우드 CEO의 효자 종목으로 등극했습니다. 5일 뉴욕증시에서 나녹스(NNOX)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7.47% 급등해 1주당 48.5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녹스가 싱글소스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510(k) 허가를 지난 2일 받았다고 5일 밝힌 데 따른 투자자들의 환호 섞인 반응입니다.
다만 이 소식이 뉴욕증시 개장 전 알려지면서 '프리마켓'(본장 개시 시간 외 사전 거래)에서는 50% 넘게 폭등했는데 이에 비하면 본장에서는 열기가 조정된 모양입니다. 시간 외 거래에서는 1.44% 떨어졌습니다.
나녹스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디지털 영상의료장비 기업인데 국내 SK텔레콤이 '2대 주주'로서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지난해부터 서학개미들의 관심을 받았고 올해 1월에는 우드 CEO의 아크 ETF에 편입되면서 추종 매수세가 따라붙어 주가가 한 차례 급등했는데요. 앞서 지난 해 9월 22일 머디워터스가 공매도를 선언하고 "나녹스는 주식 외에는 판매할 물건이 없고, 보유 기술도 확인할 길이 없어 니콜라보다 더 쓰레기 같은 기업"이라고 의혹을 제기한 적도 있습니다.
◆ '비트코인의 힘' 코인 시총 2조 달러 돌파…월가 거물 "중국 채굴 코인은 안 사"
식을 줄 모르는 암호화폐 투자 열기. 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데이터분석업체 코인게코와 블록폴리오에 따르면 이날 암호화폐 시가 총액이 2조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정오 기준 2조 200억 달러(약 2279조 5700억원), 애플 시총(2조1100억원)을 넘보는 수준입니다.
'암호화폐 대장'인 비트코인이 주도한 상승세 덕분인데요.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1단위당 5만3000달러 선을 유지하는 한 비트코인 시총은 1조달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인자 격인 이더리움 시총은 이날 기준 2400억 달러 정도 입니다.
'탈중앙화'를 상징하는 비트코인은 정부 입장에서는 별로 반길만한 자산이 아닌데 특히 환경파괴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오셰어스 상장지스펀드(ETF) 운용사의 케빈 오리어리 회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코인은 크게 중국에서 채굴된 '피묻은 코인'과 청정에너지 사용 국가에서 채굴된 코인, 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나는 중국의 피묻은 코인은 안 산다"면서 "채굴에는 많은 전력이 들지만 청정에너지를 사용한 채굴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오리어리 회장은 한 때 비트코인을 향해 '쓰레기'라고 비난했지만 최근 마음을 바꿔 개인 투자 포트폴리오 자산 3%를 암호화폐에 투자 중입니다. 스테이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의 약 65%가 중국에서 채굴됐습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매일경제가 미국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최신 흐름을 짚어주는 연재물입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네이버 포스트에서 검색하시면 무료 구독 가능합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구글 알파벳(종목코드 GOOGL ↑4.19%)과 애플(AAPL ↑2.36%), 페이스북(FB↑3.43%) 등 나스닥 기술 공룡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기술주의 시간' 다시 돌아온 걸까요? 오늘은 이런 이야기들을 가져와보았어요 !
1. '안 오를 이유가 없다' 경제훈풍에 S&P500 최고랠리…유가는 '울상'
2. '돈나무 선생님' 웃게 한 테슬라·나녹스·인비태…손정의도 인비태 투자
3. '비트코인의 힘' 코인 시총 2조 달러 돌파…월가 거물 "중국 채굴 코인은 안 사"
◆ '안 오를 이유가 없다' 경제훈풍에 S&P500 최고랠리…유가는 '울상'
부활절 휴일 주간을 마친 뉴욕증시가 다시 상승세로 한 주를 시작했습니다.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지난주에 이어 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 기록을 이어갔고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상승폭이 1.67%로 두드러지면서 올해 수익률 상승 반전을 앞두고 있네요.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44% 오른 4,077.91(그래픽 왼쪽부터 시계 방향),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1.67% 상승한 1만3705.59, `대형주 30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13% 오른 3만3527.19, `중소형 중심` 러셀 2000지수는 0.49% 상승한 2264.89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뉴욕증시 주식 거래량은 총 100억5000만주였습니다. 최근 20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거래량(126억6200만주) 보다는 20% 정도 적지만 들뜬 분위기가 충분히 연출된 건, 5일 장 초반 발표된 ISM 3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9.4로 지난달(55.5)보다 13.9포인트 뛰면서 글로벌금융위기가 닥친 지난 2008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 대한 투자자들의 경기 낙관론이 매수세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앞서 1일 IHS마킷이 발표한 3월 제조업 PMI 결과도 2월보다 좋았는데 말입니다.5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사 ETF인 JETS는 2% 넘게 올랐는데 원유 ETF인 USO는 왜 이렇게 급락했을까요?
하지만 남들 웃을 때 웃지 못하는 부문도 있습니다. S&P500 주요 섹터 중 '정유주 중심' 에너지 부문 주가가 이날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에너지 부문은 이날 2.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원유 주요 소비자'인 항공사들 주가가 일제히 2~3% 오른 것에 비하면 특이한 움직임입니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저위험군으로서 여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5일 '델타항공'(종목코드 DAL, ↑2.91%)을 포함해 미국 항공사 상장지수펀드(ETF)인 'US글로벌제트'(종목코드 JET, 2.07%)이 2% 넘게 올랐는데요.다만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2.80% 떨어져 1배럴 당 58.6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도 2.71% 하락해 62.15 달러에 거래되는 식이었는데요. 분위기를 타고 WTI 시세를 추종하는 ETF인 '유나이티드스테이트오일'(USO)는 3.73% 급락했습니다.
이란 원유 생산 증가 가능성이 부각된 여파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간접적인 대화를 통해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2015년)'을 되살리게 되면 이란이 본격적으로 원유 증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에 대해 프라이스퓨처스의 필 플린 선임 연구원은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홍수처럼 흘러들 것이라는 추측이 존재하지만 조금 과도한 것 같다"면서 "JCPOA가 다시 공식적으로 재개된 후에 상황을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주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 주요 산유국 협의체)는 5~7월 석달동안 월간 원유 생산량을 기존보다 늘리기로 했는데 이에 대해 5일 미즈호 증권의 밥 야우거 에너지선물 담당 이사는 "그 결정은 시장 입장에서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백신 접종 속도보다 중국발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더 빠른 데다 '남미 최대 경제' 브라질,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 양대 시장'규모를 자랑하는 인도도 악화일로에 치닫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 활동도 발목잡힌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 '돈나무 선생님' 웃게 한 테슬라·나녹스·인비태…손정의도 인비태 투자
'돈나무 선생님' 캐시 우드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지난 달 '기술주 수난의 시간'을 보내면서 가장 시달렸을 법한 사람을 꼽으라면 누가 있을까요? 아마도 미국 레딧·로빈후드 유저에 이어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돈나무(money tree)' 선생님으로 불려온 '기술주 여신'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아닐까 합니다. 우드 CEO는 테슬라 같은 친환경·기술주 뿐 아니라 유전공학 부문 성장 기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는데 해당 부문 주식을 담은 아크 ETF 시리즈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사태 탓에 최악의 자금 유출을 겪었죠.그렇기는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다시 호재가 들리고 있습니다. 아크 주력 종목인 테슬라(TSLA)와 인비태(NVTA), 나녹스(NNOX)가 대표적이에요.
테슬라는 1분기에 전세계 자동차 업계를 휩쓴 '자동차용 반도체칩 부족 대란'과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소재 공장 화재 등 악재를 연이어 겪었는데, 지난 달 31일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1740억 달러 투자 지원책이 발표되는 등 호재가 나오면서 반전 기회를 맞았습니다. 투자 종목 중 테슬라 비중(10.78 %)이 가장 높은 '아크혁신ETF'(ARKK ↑0.65%)도 덩달아 시세가 올랐습니다. 비중 3위인 로쿠(ROKU ↓1.09%) 등 다른 주요 투자 종목이 고전한 것을 테슬라가 끌어올려준 셈입니다.
월가 증권사 중에서는 테슬라에 후한 평가를 해온 웨드부시증권도 다시 테슬라에 호의적인 반응을 냈습니다. 5일 대니얼 아이브스 선임 연구원은 투자 메모를 통해 "테슬라 주식을 '중립'에서 '아웃퍼폼'(시장실적 상회) 등급으로 높이고 , 12개월 목표 주가는 1000달러에서 1300달러로 높인다"면서 "비록 올해 1분기 테슬라는 고통스럽게도 투자자들의 집중 매도세를 봤지만 이런 매도세는 앞으로 30~40% 넘는 엄청난 상승랠리의 출발점일 뿐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1년 안에 테슬라 주가가 지금보다 2배 넘게 뛸 것으로 보는 모양입니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내가 들은 바로는 의회가 (전기차 구입에 따른) 7500 달러 세액공제 범위를 1만 달러 수준까지 넓힐 것으로 보인다"면서 "테슬라 뿐만 아니라 미국 전기차 생태계 전반에 엄청난 촉매가 되겠지만 특히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인도 실적이 85만대를 넘어 90만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모두의 전기차'를 선언한 제네럴모터스(GM)도 이날 주가가 5.61% 급등했습니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던 지난 달, 우드 CEO는 "우리 ETF 매니저들은 계속 테슬라를 추매하고 있다"면서 "여러분들은 5년 후면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이 거품(고평가)이 아니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안도감이 들까요? 아크는 오는 2025년 테슬라가 3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테슬라에 이어 우드 CEO의 또 다른 '애정템' 인비태도 5일 시장 주목을 받았습니다. 손마사요시(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인비태에 11억5000만 달러(약 1조2978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이날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인비태(NVTA)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3.06% 올라 1주당 40.4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소프트뱅크 측은 인비태 투자 취지에 대해 "우리는 장기 투자자로서 유전공학 업체들을 지원해 더 나은 헬스케어·의약품 시장을 여는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비태 투자는 소프트뱅크의 자산관리 계열사인 SB매니지먼트를 통해 이뤄집니다.
인비태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미국 업체입니다. 미국 내외에서 유전암·심장병·신경 관련 병·소아 유전병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5일 유전공학 분야에서 실험·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하는 지노시티를 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손 회장은 지난 해 여름 테슬라·애플·넷플릭스 등 '나스닥 간판 기술주'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40억 달러어치를 매수한 사실이 알려져 '나스닥 고래'로 등극했는데, 투자자들의 비난 속에 콜옵션 투자 포지션을 접고 최근 바이오·유전공학 부문에 부쩍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해당 부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후 현재로선 인비태를 비롯해 DNA염기서열분석업체인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비상장) 지분 6%를 사들였고 나스닥상장 기업으로는 4D머리큘러인테라퓨틱스(FDMT, 5일 ↑3.37%)과 Ab셀레라바이오로직스(ABCL ↓8.53%)에 투자해왔습니다.
하지만 인비태는 우드 CEO가 전부터 투자해온 종목입니다. 우드 CEO는 기술·바이오주 급락 사태가 벌어진 지난 달 CNBC 인터뷰에서 "인비태는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 중 가장 저평가된 것 중 하나이지만 가치를 확신한다"는 믿음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아크는 ETF 시리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아크혁신ETF'(ARKK)를 통해 인비태에 투자하고 있는데 비록 ARKK의 상위 10위 내 투자 종목은 아니지만 블룸버그데이터에 따르면 인비태 지분의 약 14%를 ARKK가 보유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녹스도 우드 CEO의 효자 종목으로 등극했습니다. 5일 뉴욕증시에서 나녹스(NNOX)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7.47% 급등해 1주당 48.5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녹스가 싱글소스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510(k) 허가를 지난 2일 받았다고 5일 밝힌 데 따른 투자자들의 환호 섞인 반응입니다.
다만 이 소식이 뉴욕증시 개장 전 알려지면서 '프리마켓'(본장 개시 시간 외 사전 거래)에서는 50% 넘게 폭등했는데 이에 비하면 본장에서는 열기가 조정된 모양입니다. 시간 외 거래에서는 1.44% 떨어졌습니다.
나녹스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디지털 영상의료장비 기업인데 국내 SK텔레콤이 '2대 주주'로서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지난해부터 서학개미들의 관심을 받았고 올해 1월에는 우드 CEO의 아크 ETF에 편입되면서 추종 매수세가 따라붙어 주가가 한 차례 급등했는데요. 앞서 지난 해 9월 22일 머디워터스가 공매도를 선언하고 "나녹스는 주식 외에는 판매할 물건이 없고, 보유 기술도 확인할 길이 없어 니콜라보다 더 쓰레기 같은 기업"이라고 의혹을 제기한 적도 있습니다.
◆ '비트코인의 힘' 코인 시총 2조 달러 돌파…월가 거물 "중국 채굴 코인은 안 사"
식을 줄 모르는 암호화폐 투자 열기. 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데이터분석업체 코인게코와 블록폴리오에 따르면 이날 암호화폐 시가 총액이 2조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정오 기준 2조 200억 달러(약 2279조 5700억원), 애플 시총(2조1100억원)을 넘보는 수준입니다.
'암호화폐 대장'인 비트코인이 주도한 상승세 덕분인데요.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1단위당 5만3000달러 선을 유지하는 한 비트코인 시총은 1조달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인자 격인 이더리움 시총은 이날 기준 2400억 달러 정도 입니다.
'탈중앙화'를 상징하는 비트코인은 정부 입장에서는 별로 반길만한 자산이 아닌데 특히 환경파괴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오셰어스 상장지스펀드(ETF) 운용사의 케빈 오리어리 회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코인은 크게 중국에서 채굴된 '피묻은 코인'과 청정에너지 사용 국가에서 채굴된 코인, 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나는 중국의 피묻은 코인은 안 산다"면서 "채굴에는 많은 전력이 들지만 청정에너지를 사용한 채굴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오리어리 회장은 한 때 비트코인을 향해 '쓰레기'라고 비난했지만 최근 마음을 바꿔 개인 투자 포트폴리오 자산 3%를 암호화폐에 투자 중입니다. 스테이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의 약 65%가 중국에서 채굴됐습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매일경제가 미국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최신 흐름을 짚어주는 연재물입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네이버 포스트에서 검색하시면 무료 구독 가능합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