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을 호소하는 상당수 성인이 수면호흡장애(폐쇄성수면무호흡증후군)가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최수정 교수 연구팀은 6개월 이상 불면증을 호소하는 18세 이상 성인 328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수면호흡장애는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졸중 등과도 연관이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정상인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이 2~3배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불면증은 주관적 수면장애 증상에 근거해 임상판단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때문에 불면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수면호흡장애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호흡장애가 동반된 불면증 환자의 70%는 잠들기 어렵고, 50% 이상은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 수면호흡장애가 동반된 불면증 환자의 증상과 수면관련 습관은 기존 불면증 환자와 유사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지 않으면 수면호흡장애의 동반 여부를 알 수가 없다. 특히 남성은 최종 진단이 일차성 불면증(수면호흡장애와 같은 동반질환이 없는)으로 확인된 경우는 22.5%에 불과하며, 56.3%는 불면증의 유발 혹은 악화 요인으로 수면호흡장애가 공존했다. 외국에서도 불면증 환자의 수면호흡장애 동반율은 13.6~68.8%까지 높다고 알려졌다. 수면호흡장애는 남녀 불문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정도가 더 심해지지만, 불면증과 동반된 수면호흡장애는 코골이나 수면 중 숨막힘 관찰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없거나 드물다.
주은연, 최수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불면증 환자들에게 수면호흡장애가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밝힌 국내 최대 규모의 보고서로, 이런 환자들에게 수면다원검사를 포함한 포괄적 진단이 필요하다"며 "현재 코골이, 수면 중 숨막힘과 같은 전형적인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의 경우에만 수면다원검사의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데, 이로 인해 많은 불면증 환자에서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이에 대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수면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Journal of Sleep Medicine' 17권 2호(Volume 17(2); December 2020)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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