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SK의 '따상본능' 5월 상장하는 SKIET도 이어갈까
입력 2021-04-01 17:28  | 수정 2021-04-01 20:04
◆ 레이더 M ◆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이달 말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예상 시가총액만 최대 7조5000억원에 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뛰어넘는 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배터리 특허 소송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SKIET는 지난달 3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 준비에 돌입했다. 총 2139만주를 모집하며 공모가 범위를 주당 7만8000~10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공모가 상단 기준 최대 2조2459억원의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다. SKIET는 오는 22~23일 국내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28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 공모 청약에 나선다. 미래에셋증권과 JP모간이 대표 주관 업무를 맡았다.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는 공동 주관사, 삼성증권·NH투자증권·SK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개인이 일반 청약에 참여하려면 국내 증권사 다섯 곳 중 최소 한 군데 이상의 계좌를 갖고 있어야 한다.
SKIET는 상장을 준비하며 시가총액을 5조5612억~7조4862억원(할인율 적용 기준)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따상'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한 SK바이오사이언스보다 덩치가 큰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가를 6만5000원으로 정하며 4조9725억원의 시가총액으로 코스피에 입성했다. 사실상 SKIET가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 시장 관계자는 "상반기 공모에 나서는 기업 중에선 SKIET와 SD바이오센서가 가장 큰 사이즈일 것"이라며 "SD바이오센서는 아직 상장심사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라 SKIET에 기관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IET는 과거 SK이노베이션의 사업부 중 하나였으나 2019년 4월 물적분할하며 독립된 회사로 탄생했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4대 소재로 꼽히는 '분리막'을 만들어 왔다. 분리막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SKIET는 국내에서 최초로 습식 분리막을 독자 생산해 냈다. 전 세계에서 분리막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곳은 SKIET를 비롯해 일본 아사히카세히·도레이 등 세 곳에 불과하다.
SKIET는 공모 자금 중 약 9000억원(공모가 10만5000원 기준)을 폴란드 법인 내 분리막 1·2공장 증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기차 성장세에 맞춰 분리막시장도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25년까지 분리막시장이 연평균 40%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 유입돼 재무구조 개선, 사업 경쟁력 강화 등에 쓰일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SKIET가 공모 과정에서 무난히 흥행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시장 잠재력이 높은 데다 외형 실적도 탄탄해서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SKIET 지난해 매출액은 4693억원, 영업이익은 1252억원, 순이익은 882억원이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보호하는 용도인 'FCW' 판매도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만큼 금년도 실적은 더욱 가파르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LG와의 특허 소송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점도 호재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특허 침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의 우발 채무 위험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이 24%로 적을 뿐만 아니라 실적, 업황 모두 최고조인 상태"라고 평가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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