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의 중국 주재 특파원이 중국 당국의 압박과 위협이 심해지자 대만으로 피신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문제를 다룬 BBC에 대해 중국 당국이 보도한 기자 개인을 노려 언론 통제를 가한 것이다.
BB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 특파원 존 서드워스가 베이징에서 대만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BBC는 "존은 중국 당국이 세계에 알려지길 원하지 않던 진실을 폭로해왔다"며 "존이 중국에서 쓴 기사로 상을 받았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는 BBC의 중국 특파원으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드워스는 BBC라디오에 "중국 당국이 나를 개인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며 "가족들과 중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올 때도 사복경찰의 미행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또 "중국 당국의 위협이 최근 몇 달 동안 강화됐다"고 언급했다.
이번 일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수용소에서 고문과 조직적인 성폭행이 자행됐다는 BBC의 보도를 둘러싸고 영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보도가 거짓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영국 정부는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국제텔레비전(CGTN) 면허를 취소했다. 중국도 이에 BBC 월드 뉴스의 자국 내 방영을 금지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신장 자치구 주민들이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자국의 명예를 훼손 협의로 BBC를 고소할 계획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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