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마지막이니 잘 생각하라" 협박...노원구 피해자 생전 카톡 공개
입력 2021-03-31 17:31  | 수정 2021-03-31 17:34
피해자인 A씨와 지인의 카톡 대화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큰딸 A씨 지인이 피의자 B씨와 A씨가 연인 관계가 아니라고 증언하며 "잘못된 정보로 고인을 욕보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어제(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에 대한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본인을 A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A씨에 대해 "주변 사람에게 원한을 살 행동을 한 적도 없는 밝고 착한 동생"이라며 "어릴 적부터 고생을 많이 하며 자랐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숨진 날까지 정말 열심히 살아온 천사 같은 동생"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글쓴이는 이어 "(세 모녀의) 친척분들이 B씨가 외부에 노출되는 일 없이 조용히 장례를 마무리 짓고 싶다고 하셨고 모든 일정이 끝난 뒤 SNS나 커뮤니티 등으로 공론화와 이슈화 부탁한다고 하셔서 오늘이 되어서야 이렇게 글을 적는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글쓴이는 "A씨가 피의자 B씨와 헤어진 연인관계다, 또는 연인관계였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A씨와 B씨는 오래 알고 지냈지만 절대로 연인관계는 아니다"라며 "B씨가 A씨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서 부담감을 가진 A씨가 B씨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정중히 연락을 끊어내자 그때부터 앙심을 품고 이번 일을 계획한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A씨와 주고 받은 메신저 대화를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대화에는 B씨가 다른 번호로 연락해서 A씨가 밥을 샀고, 이후 B씨가 밥값을 내겠다고 연락하자 밥을 생각이 없어 무시했더니 '마지막이다. 잘 생각해라'라고 협박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글쓴이는 세 모녀 살인 사건이 남녀 갈등으로 번지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도 드러냈습니다. 그는 "왜 이 일이 남자 vs 여자 구도로 싸우는지, 기사와 댓글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만나면 이렇게 위험하게 죽을 수 있다'는 식으로 논점을 흐리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사건 자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악마 같은 피의자 실명을 거론하지 못하고 이렇게 적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면서 피의자의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를 공유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오늘(31일) 오후 5시 30분 기준 199,501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한편, 지난 25일 오후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건 현장에서 함께 발견된 B씨는 자해 후 쓰러져 있었으나 의식이 있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입니다. 경찰은 B씨가 의식을 회복하는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수사할 예정입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youchea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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