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임종석 "박원순,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향기 느껴"
입력 2021-03-23 10:26  | 수정 2021-06-21 11:05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늘(23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며 두둔하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박영선 후보가 피해자 회복과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친문 핵심 인사의 '박 전 시장 옹호' 발언은 그 진정성을 해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됩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고 운을 뗀 뒤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운전을 하다보면 자주 박원순을 만난다. 유난히 많아진 어린이 보호 구역과 속도 제한 구역을 지날 때마다, 제한 속도 50에 적응하지 못해 수시로 울리는 경고음을 들을 때마다 박원순의 목소리를 듣는다"며 "참여와 자치의 공간으로 변모한 주민센터와 마을 공동체, 생활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꾼 찾아가는 동사무소, 찾동에서도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라고 치켜세우면서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연민을 드러냈습니다.

임 전 실장은 특히 "뉴욕의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을 용산 공원의 솦 속 어느 의자엔가는 매순간 사람의 가치를 높이고자 치열했던 박원순의 이름 석자를 소박하게나마 새겨 넣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임 전 실장의 돌발 발언에 민주당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피해자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목소리를 내면서 '민주당 책임론'이 재차 부각됐고, 야당의 공세가 계속되자 당 지도부와 박영선 후보가 공식 사과를 한 바 있습니다. 이후 박 후보 캠프에서 뛰던 이른바 '피해호소인 3인방'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이 책임을 지고 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민주당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박원순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습하던 참에 이날 임 전 실장의 발언이 또 나온 겁니다.

앞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해 박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었던 우상호 의원도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 등의 글을 SNS에 올려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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