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난 9일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작성자는 글에서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라는 등의 표현을 쓰며, 이른바 ‘LH 사태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블라인드는 현재 320만명이 이용 중인 국내 최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입니다.
블라인드가 이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절대적인 익명성 보장 덕입니다.
하지만, 해당 글이 게재되고 국민적 공분이 일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가능한 방법을 통해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H는 작성자를 명예훼손과 모욕·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자 ‘블라인드 운영사 팀블라인드 한국지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등에 나섰습니다.
이 같은 강제수사 소식이 전해지자 대체적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조롱한 LH 직원을 찾아내는 것에는 동의하는 입장이나, 익명성을 보장하는 블라인드에서 수색이 진행되는 것에 회원들은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인터넷상에선 ‘온라인 커뮤니티의 조롱성 글까지 수사 인력을 투입해 수사해야 하느냐는 불만 섞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익명성을 담보로 자유롭게 내부 고발이나 평가를 공유하던 행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경찰이 LH 직원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직원 색출 시도에 블라인드 회원들의 탈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