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상] "백인이 먼저 때려서…" 나무막대기로 반격한 중국 할머니
입력 2021-03-19 11:57  | 수정 2021-03-19 14:31
중국계 할머니에게 맞아 부상을 입은 백인과 피해를 호소하는 할머니 / 사진=중국 신경보 캡처

그제(현지시간 16일) 애틀랜타 총격 사건 등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종차별 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의 한 길거리에서 백인으로부터 폭행당한 중국계 할머니가 똑같이 응수한 사연이 전해져 화제입니다.

오늘(19일)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26년간 살아온 중국계 미국인 76살 셰샤오전(謝蕭珍)씨는 어제(현지시간 17일)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자택 부근에서 산책하던 중 30대 백인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당했습니다.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남성은 80대 아시아계 남성을 폭행한 뒤 보안요원을 피해 도망치는 과정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계 할머니에게 맞아 부상을 입은 백인과 피해를 호소하는 중국계 할머니 / 영상=중국 신경보

셰씨는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등을 기다리며 서 있던 중 갑자기 누군가 "중국인"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고, 반응하기도 전에 주먹으로 얼굴을 맞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공격을 받은 셰씨는 또다시 자신에게 달려드는 남성을 보며 '나쁜 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주변에 있는 나무막대기를 들고 반격했습니다.

신경보 측의 영상에 따르면 셰씨로부터 반격당한 용의자 백인 남성은 수갑을 찬 채 피를 흘리며 들 것에 실려 있었습니다. 한 손에 나무 막대기를 든 셰씨는 다른 손으로는 얼음주머니를 얼굴에 대고 "왜 나를 때렸느냐"며 광둥어로 울분을 토했습니다.

신경보는 "노인이 먼저 공격당했음에도 의료진은 용의자 주변에 있었다"며 "노인을 살피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분노가 치민다"는 트위터 글이 올라왔다고 전했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중국계 할머니 / 영상=중국 신경보

셰씨는 병원 치료 후 당일 집으로 돌아갔지만, 눈 주변 상처가 여전히 심각하고 정신적으로도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사건을 조사 중이며, 범행이 인종 증오에 따른 것인지 등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피해를 당한 건 아시아계인데 왜 백인을 피해자처럼 조명하냐", "할머니가 용감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올해 초에도 84세 태국계 남성이 19세 청년의 공격을 받고 숨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후 전세계적으로 반(反) 아시아계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youchea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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