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래세대 짐 나랏빚 '눈덩이'…국고채 잔액 7년만에 300조 증가
입력 2021-03-15 10:40  | 수정 2021-03-15 11:48

한국의 국고채 발행잔액이 7년 만에 30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지출이 증가할수록 재원 조달의 국채 발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향후 한국도 복지지출 재원의 국채 의존도가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고채 잔액은 2013년 400조7000억원으로 400조원을 넘어선 이후 2020년 726조8000억원으로 7년 만에 300조원 이상 증가했다. 국고채 발행잔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오다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네 차례의 추경을 단행한 영향에 2019년 600조원을 넘어선지 1년 만에 700조원대로 올라섰다.
올해도 120조원 수준의 재정적자가 예상되면서 국고채 발행잔액 규모가 작년에 이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복지지출이 가파른 속도로 지속 증가함에 따라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채 발행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주요국 복지부담률·국가채무비율·국민부담률 추이 및 시사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복지지출이 늘어날 수록 재원의 국채 의존도가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조세연은 OECD 주요국의 공공사회복지지출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상관관계를 회귀모형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세연이 OECD 회원국 중 복지지출이 많은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13개국의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과 국가채무비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7년 기준 복지지출은 23.75%, 국가채무비율은 104.58%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복지지출 10.11%, 국가채무비율 40.82%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
김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평균적으로 OECD 주요 회원국은 국채 발행을 통해 복지지출에 대응해왔을 가능성을 암시한다"며 "한국도 복지지출과 국가채무비율이 OECD 주요국에 근접하게 되면 사회복지지출 재원의 국채 의존도가 높아지는 압력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서는 복지지출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이전지출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재정 여건이 급격하게 악화되며 불가피하게 증세를 시행해야 하는 시사점이 도출된다고 밝혔다. 이전지출은 실업수당 등 아무런 대가 없이 지급하는 현금성 지원으로 기본소득도 이에 포함된다.
그러나 한국은 비기축 통화국으로 국채 의존도를 크게 높이기에는 위험 요인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축 통화국과 비기축 통화국간 재정여력 차이'라는 보고서에서 "기축 통화국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높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기축 통화국 정부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많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 37개국 중 대표적인 기축통화를 사용하는 23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80.4%였고,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14개 비기축 통화국의 국가채무비율은 41.8%로 두 배 가량 차이가 났다.
김 교수는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OECD 전체 평균 대비 낮은 것은 사실이나 비기축 통화국으로 보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며 "한국은 기축 통화국보다 국가채무비율을 낮게 가져가야 하고, 재정건전성에 대한 더 많은 노력을 기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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