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卞사장때 연구용역 親정권단체 몰아줘…'유사 발주' 논란도
입력 2021-03-11 17:48  | 수정 2021-03-11 19:56
◆ LH 모럴해저드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특정 단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변 장관이 LH 사장이던 2020년 1~9월에 약 46억7685만원 규모 수의계약이 체결됐다. 2019년 LH가 수의계약에 쓴 돈은 약 26억6803만원이다. 20억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전임인 박상우 사장 시절에 LH가 가장 많은 수의계약 금액을 기록한 것은 2018년 35억625만원이다. 수의계약은 임의로 상대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LH '전관예우' 논란과 함께 수의계약 금액 증가로 변 장관 재임 시절 LH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정 성향 단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당시 LH는 국토연구원, 한국도시연구소, 미래이엔디 등에 수의계약을 몰아줬다. 변 장관이 사장으로 재임한 기간에 이들과 계약한 수의계약 총액은 약 36억9700만원(11건)으로 박 전 사장 임기 3년 동안 체결한 금액 17억6650만원(8건)보다 두 배 이상 크다.
국토연구원은 변 장관이 고문을 지낸 한국공간환경학회 학회장 출신인 강현수 원장이 재직 중이다. 한국공간환경학회에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10대 학회장),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5대 학회장), 강 원장(9대 학회장) 등 현 정부 핵심 인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토연구원에는 11건의 수의계약 가운데 8건(25억9407만원)이 집중됐다. 한국도시연구소는 한국공간환경학회 산하기구로 변 장관이 2014년 소장으로 재직했다. 미래이앤디 대표는 변 장관과 함께 한국지역개발학회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특정 학회나 친분 있는 사람들끼리 번갈아 기관장을 하고 현직에 있을 때 서로서로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가 업계엔 파다하게 소문난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사 연구 발주 논란' 역시 불거지고 있다. LH 토지주택연구원은 2016년 '전세임대주택사업의 성과평가와 개선과제 연구'를 통해 전세임대주택제도 연구를 진행했다. 변 장관의 사장 취임 이후인 2019년 9월 LH는 한국도시연구소에 '전세임대사업 주요 성과 및 향후 발전방안 연구' 용역을 맡겼다. 김 의원은 "토지주택연구원 자체 연구가 끝난 상황에서 유사 용역을 밀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변 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집중 제기됐으나 여당 의원들의 '철통 방어'로 장관 임명이 마무리됐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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