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거래일만에 코스피가 불기둥을 세우며 3000선을 회복했다. 미국의 금리 상승 우려가 완화되고,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안이 하원을 통과한 덕에 오랜만에 외국인이 1조7000억원어치 넘는 주식을 순매수한 영향이다.
특히, 성장주에 포함되는 의약품 업종과 전기차 배터리 관련 종목, 경기 민감주에 포함되는 철강·화학 등 소재업종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11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55.58포인트(1.88%) 오른 3013.70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번째 선물·옵션 동기 만기일이었던 이날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수는 오전 10시 이후 대체로 큰 출렁임 없이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날 5100억원대의 순매수세를 보이던 기관이 장 막판 갑자기 5900억원대의 순매도로 전환했지만, 외국인이 대부분의 물량을 받아내면서 시장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조704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1052억원어치와 5918억원어치를 팔았다. 프로그램 매매는 6445억원 매수 우위였다.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는 간밤 미국에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와 비슷하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4%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지수는 시장의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인 0.1% 상승했다.
앞서 시장 참여자들은 최근 경제 정상화 분위기와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 현상을 보면서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불안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예상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발표되면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 국채 10년물 입찰 결과도 2.38배로 이전의 2.37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 증시에 악영향을 주진 않았다.
이에 더해 하원의 추가 부양책 통과 소식은 증시에 추가동력을 제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2일 추가부양책에 서명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고 나면 추가 부양책은 이달 바로 집행된다.
이날 코스피에서 주요 업종은 대체로 상승했다. 특히 화학, 기계, 비금속광물, 의약품, 증권, 철강·금속, 건설업 등이 2% 이상 올랐다. 반면 보험, 섬유·의복, 전기가스업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모두 올랐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가 8.02%, LG화학이 5.72% 각각 상승했다. 이 외 카카오가 5%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LG전자가 4%대, SK하이닉스와 셀트리온과 POSCO가 3%대의 상승세를 각각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663개 종목이 올랐고, 193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대비 17.94포인트(2.02%) 오른 908.0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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