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국 "윤, 문 정부 쳐 대권후보…대통령을 '잠재적 피의자' 인식"
입력 2021-03-09 09:31  | 수정 2021-06-07 10:05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를 작심 비판했습니다.

9일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19년 하반기 이후 윤석열 총장의 자기인식은 단지 '문재인 정부 고위공무원'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2019년 하반기 이후 윤석열은 단지 '검찰주의자' 검찰총장이 아니라 '미래 권력'이었다"고 규정했습니다. 윤 총장이 정치 참여를 부인하지 않았고, 대권 후보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공식 요청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 "언제나 자신을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언동을 계속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전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내세운 명분도 "전형적인 정치인의 말투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말한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국민 보호'를 두고 "'자유민주주의 수호'는 자신의 이념적 지향을 밝힌 것"이라면서 "과거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검사들이 집단회식하면서 폭탄주를 돌릴 때 외쳤던 구호 '좌익 척결! 우익 보강!'이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또 "'국민 보호'는 자신이 추구하는 미래 역할을 밝힌 것으로 들렸다"며 "누구 또는 무엇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것인지는 모호했던 바, 전형적인 정치인의 말투였다"는 것입니다. 이어 "마지막까지 라임 수사 관련 룸살롱 향응을 제공받은 검사 건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조 전 장관은 또 "두 명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그는 어느 시점에 문재인 대통령도 '잠재적 피의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해당 시점은 윤 전 총장이 자신을 '미래 권력'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을 때부터로 "문재인 정부를 '곧 죽을 권력'이라 판단하고, 자신이 지휘하는 고강도 표적 수사를 통하여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들어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 시절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려다 불이익을 받고 소신과 용기있는 검사의 상징이 됐다면서도 "2019년 하반기 이후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를 집중 타격하는 일련의 수사를 벌여 보수야권이 지지하는 강력한 대권 후보가 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박근혜 정부와 맞서 대중적 명망을 얻고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 되더니, 문재인 정부를 쳐서 야권 대권후보가 된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5일 한 종편방송에서 윤 총장 사직과 관련해 "'풍운아 윤석열'의 '새로운 출발'이라고 말하며 '범이 내려온다'라고 기대 가득한 평가를 해주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제 확실히 그는 대통령을 꿈꾸는 '반문재인 야권 정치인'이 되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은 철저 검증은커녕, 벌써부터 '윤(尹)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다"면서 "촛불시민이 검증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언론에 대해 "군사 쿠데타 이후 박정희와 전두환에 대하여 각각 '박(朴)비어천가'와 '전(全)비언처가'를 부른 언론이었으니, 기대할 것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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