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 AOA 권민아, "가해자 사과 안 한다"...'좋은 예' 분노 [전문]
입력 2021-03-07 10:37  | 수정 2021-03-07 10:43
사진 = 권민아 SNS

지난해 걸그룹 AOA 내부에서 '왕따 사건'이 있었음을 폭로했던 권민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권민아는 어제(6일) 오후 10시쯤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요즘 기사들만 봐도 어이가 없다"며 "빠른 대처, 가해자에게 인정과 사과를 받고도 분을 못 풀고 살고 있는 사람인 양 나에 대해 글을 쓰고 내가 잘못 없는 사람에게 누명을 씌운 것 마냥 이야기하더라"고 적었습니다.

이어서 "그게 절대 아니다"라며 "가해자는 사과를 안 한다. 일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더라.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는 것은 가해자들의 수법이냐"고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그 때(작년 왕따 사건 폭로 당시) 잘만 풀었어도 내가 아주 좋아졌겠지"라며 "폭로한 날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침착하게 하나하나 또박또박 적을 걸 그랬다"고 일갈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연약한 피해자가 당하고 있다면 소속사한테 다 털어놓고 피해를 줄까봐 굳이 약을 먹어가면서 활동하지 말라"고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권민아는 지난해 7월 AOA의 리더인 지민으로부터 약 11년간 심하게 괴롭힘을 당했으며, AOA를 탈퇴한 것 역시 이 때문이었다고 폭로한 바 있습니다.

최근 또 다른 아이돌 그룹 내 왕따 의혹이 불거지자, 일부 매체들이 권민아의 사례를 거론하며 가해자로부터 사과를 받은 '좋은 예'라 표현한 데 분노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해당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자, 권민아는 새벽 2시쯤 또 다른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권민아는 "내 글의 초점은 기자님들과 가해자들에게 맞춰져 있다"며 "날 좋은 예로 기사를 안 써줬으면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내 이름 앞에 가해자 이름이나 그룹 명이 붙는 것, 먹고 살자는 일이니 이해한다. 실제로 기자님들 중 힘이 되어 주시는 분들도 있다"면서도 이러한 표현이 거북하다고 적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분풀이가 안된 것은 아직 가해자도, 가해자의 가족들도 사과나 인정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제 성격 상 싸워서 풀든 술 마시고 풀든, 사과를 받든 했어야 하는데 나는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힘들었을텐데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용기 내어 해 줘서 고맙다", "아직도 사과를 받지 못한 것이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음은 권민아가 처음으로 남긴 글 전문>

중학생 때까지 이미 난 정말 억울하게 쓰레기란 쓰레기도 다 만나봤고 니네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피해? 사건? 사고? 뉴스 날급으로 다 겪어봐서 너무 단단하다 못해 왠만한 일에는 무뎌져 있었다. 난 단 한번도 누구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털어놓고 말해본 적도 도움청한 적도 신고한 적도 없이 입 꼭 다물고 누구 앞에서 쉽게 눈물 보인 적도 없고 나혼자 해결하고 살았다.

주변 사람까지 걱정하게 만들기 싫어서, 일 커지는 게 싫어서, 처벌도 제대로 안 해 줄 나라이니까 초등학생 때부터 집안 생활이 걱정됐고 중학생 되자마자 아르바이트 했다. 생활비 벌어야 해서 결국 자퇴하고 검정고시 합격했고 학력은 고졸인데 고등학교는 연습생 생활에 몰두했으니까 이래 저래 나는 배운 게 부족해도 머리에 든건 있다. 나 빼고 친척들은 대부분 좋은 대에 사자 직업이라 피 물림은 있지 않겠나.

걱정마라 저때 당시 상황과 흙수저, 이혼, 가해자들 탓 원망 하냐고? 혹시 그때 쌓인 게 지금 터진 거 아니냐고? 절대 아니. 그 생활속에서도 고생하면서 열심히 키워주시고 양심있고 정직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주신 우리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고 학생신분으로 알바하고 학교는 안 다니지 누가 날 고운 시선으로 봤겠나. 그것도 사춘기 시절에. 잡 소문도 많이 돌았다. 그래도 내가 떳떳하면 됐고 날 믿어주는 사람도 있는데 굳이 뭐하러 신경쓰나.

그리고 괜히 시비걸리고 엮인 가해자들한테는 나도 같이 싸워도 봤고 말리고 참기도 해봤다만 남자일 경우에는 속수무책이다. 그래도 끝까지 할말은 했고 내가 알아서 다 인정 받고 사과 받아왔다. 그리고 그 경험들 덕분에 내가 단단해지고 더 강해질 수 있었고 왠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고 기죽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고. 또 그만큼 좋은 일이 올거라 믿었고. 사과 한마디면 그 큰 사건 사고들도 난 바로 용서 되던데? 지속적인 괴롭힘과는 달라서 그런가? 빠른 대처와 가해자에게 인정과 사과를 받고도 분을 못 풀고 살고 있는 사람마냥 나에게 글을 쓰고, 내가 잘못없는 사람을 억울하게 누명씌운 것 마냥 얘기하는데 기사도 내가 좋은 예로 뜨더라? 그게 절대 아닌데 말이지. 가해자는 사과를 안해요. 인정도 일부분도 안 하던데요. 기억 안나는 것들은 가해자들 수법이야 뭐야?

또 뭐래더라. 내가 그런 짓 할 정도로 나쁜년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 대사 듣는 순간 와 소름. 그건 가해자 니 생각이고 당한 내가 기억이 있는데 아니고 자시고는 피해자가 판단하게 내비둬라. 좀 요즘 기사들만 봐도 어이가 없다. 그때 잘만 풀었어도 내가 아주 좋아졌겠지. 10년간 우울증 치료가 안 되서 제대로 된 원인을 찾고자 모든 검사와 약물치료 기계치료 등 다시 하고 있다.

폭로한 날로 돌아가고싶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침착하게 하나 하나 또박하게 적을 껄 입 터는 걸 해봤어야 알지. 급급하게 내 분노에 못 이겨서 엉망진창으로 쓴 글이 사실 그게 다가 아닌데 좀 더 제대로 쓸 껄 하고 후회는 되더라. 마지막 입장문도 인스타를 닫은 것도 내 의사는 아니였고 악플러 못 잡은 것도 사실 내 말대로만 좀 들어주었다면 놓쳤을까? 근데 악플러들은 그때 잠시 내가 정말 내가 아니였어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걱정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입장문도 인스타도 그렇게 닫아버리고 올려버리고 악플에도 신경쓰였지만 예나 지금이나 악플러들도 어찌보면 불쌍하다. 뭘 보고 뭘 배우고 자랐길래 못 배운 나보다 글 수준이 그러며 마음 상태가 그런지. 부모들은 혹시 알고계시는지 지 자식이 컴퓨터 켜서 타자기로 욕짓거리만 하고 산다는 것을..컴퓨터 사주실 돈으로 애 교육이나 치료에 돈 쓰시길

아무튼 내가 살아온 방식과 도망치듯 올라온 서울에서 살고 겪은 것들 글 솜씨로 다 표현할 수 없으니까 곧 다 말하려고 한다 날 위해서. 마음에 응어리 진걸 다 털어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물론 편집되서 수위조절 등 되서 나가겠지만. 이젠 이런 일들엔 참을 필요 없고 할말은 하고 살자로 계속해서 나한데 인식시키고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연약한 피해자가 당하고 있다면 소속사한테 다 털어놓고 약 먹어가면서 굳이 피해줄까 봐 활동하지 마요. 나도 약 먹고 행사 활동 하다가 춤은 추고 노래는 했는데 표정이 없고 기억이 없고 멘트가 꼬였었다. 팬분들에게 죄책감은 내 몫이고 내 잘못이다. 설마 요즘 소속사에서 상

품 취급하면서 잘나가는 상품에만 관심 쏟기 바빠가 피해자 말 무시하고 휙 버리거나 억지로 끼어맞추거나 하겠어? 가해자들 입장이 안 돼 봐서 모르겠는데 본인이 어떤 사람인 줄은 알꺼아니냐. 니 앞에서 피해자들 목숨 왔다갔다하는 걸 봐라. 난 절대 좋은 예가 아녜요.


<다음은 권민아가 두번째로 남긴 글 전문>


내 글의 초점은 기자님들과 가해자들에게 맞춰져있다 바른 대처라는게 가해자가 마ㅣ막 사과 기회가 있었을 때 내 집에 오기전 그룹에 속해있던 멤버가 나에게 전화했죠? 가해자가 진심으로 사과할 마음 있으면 내 집으로 데리고 가도 되냐고 이름 언급하기 더러워서 가해자라고만 언급할께.

그래 사과할 줄 알고 당연하다 얘기했지 직원에 들어오자마자 나한데 비친 눈 꼬라지며 칼 찾는 난동이며 남자 팀장까지 불러올 줄 알았으면 왔어도 문 안열어줬고 몸 다 드러나는 슬립 원피스 입고 있지도 않았다 그 남자 팀장이 나보고 끝에 가면서 뭐 입장문을 내라고? 뭔 입장문? 그러고 빌었다고 언플인지 기사인지 써서 저 팀장님한데 빌었다니요? 거짓말은 하시면 안되죠 했더니 확인해보고 연락줄께 하다가 온 답이 자기눈에는 그렇게 보였대요

저 그래서 그 날 또 응급실 피 흘리며 실려갔죠? 제 상태 보고 받고 듣고 비록 다른 대처가 왔어요 네 나중에 온 대처법에 대해서는 저도 알겠으니까 더이상 언급 안하겠는데 남자 팀장님은 옛날에도 가해자 허락만 받고 숙소에 오시는 바람에 온줄도 모르고 다 벗은 제 꼴도 보셨잖아요 멤버가 3명이나 같이 사는데 친하다는 이유로 가해자 허락만 맡고와? 그래도 화 안냈어요 민망하고 웃고 넘겼어요 알죠?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면 또 가해자가 가만히 있었겠어요? ㅋㅋ

아닌건 아니라고 말 하고 싶었어요 썰이야 자꾸만 더 풀고 싶은게 생각나는데 그거 적다간 끝이 없을 것 같고 암튼 처음부터 좋은대처와 빠른대처가 있었던건 아니었으니 날 좋은 예로 기사를 안 써주셨으면 좋겠구요 제 이름 앞에 가해자 이름 붙고 뭐뭐 사태 폭로후 권민아 이런식으로 제목쓰는거 솔직히 뭐가 좋겠냐만은 다 먹고 살자는 일인데 이해해요 그리고 기자님들중에 실제로 힘이 되주시는 분들도 있기때문에 다 묶어 표현하기도 싫고.

근데 누가 보면 난 피해자치고 좋은 대우라고 받은 것 같잖아요 내가 분풀이가 안된건 아직도 가해자도 가해자 가족들도 전혀 사과를 안했는데 인정도 안하는데 뭘 10년동안 일을 이제 좀 그만할때 안됐나 하기엔 계속 기사로 떠올리게 언급해 주시기도 하고 제 성격상 싸워서 풀었던가 술 마시고 풀었던가 아님 사과를 받았던가 했어야 했는데 일방적으로 난 당했는데 그것도 계약기간은 지킬라고 연습생포함 10년을 넘게 찍 소리 안하고 버티다가 아닌내용은 아니라고 내가. 피해자가. 고쳐주겠다는데 뭐 잘못된 거 아니잖아요

화법이 쎄서 혹은 너무 당당하고 독하게 계속 떠들어대서 피해자처럼 안보여요? 어떡해 태생이 이런걸 성격이 이런걸 ㄱㄴ데 피해자가 왜 다 불안에 떨고 숨어 살게 되는지 당최 이해가 안되서 지금 저도 증세는 그런데 억지로라도 이겨내려고 더 독해지려고 맘 먹고 있어요

가해자랑 피해자 입장이 너무 바뀌었어 자살시도나 약값이나 응급실이나 몸에 안좋은 짓거리 가해자 너거가 해야지 피해자들이 하고있는 게 참 아이러니 해 새 출발 마음먹고 연습생 들어갔을 때 일진놀이 하고 있는 널 보며 20대 중반이 되면 그 놀이가 끝날 줄 알았다 나한테만 남아있는 널 보면서 연습생이 나도 처음이라 다 그런줄 알았고 꿈이 절실했고 엄마한테 성공해서 큰 돈 안겨주고 싶어서 다 참아야 하는건 줄 알았다가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어른 셋이서 토크 하는거 봤는데 반년전꺼겠죠? 절 보신 적도 있으신 것 같고 이뻤다고 해주신 건 감사한데요 제 손목보고 민아한텐 지금 관심이 필요하다 하셨죠? 말을 왜 그렇게 함부로 하세요 유전적으로 정신적으로 문제있는 가족 아무도 없구요 관심? 고작 그 관심 때문에 그은곳 또 긋고 그어서 신경 끊어질 때까지 그렇게 수십번을 했을까? 손목 말고 다른 방법도 많이 해봤는데 그럼 대면해서 다 얘기해주면 당신 관심은 제대로 받겠네요 필요도 없는데.

애기도 아니고 29살 여자를 그렇게 하찮게 판단해서 언급하지 마세요 그 당시 내 마음이 어땠는지 1%라도 느껴보면 모를까 어른이 되서 어린애들 장난치는 줄 알았나본데 아니에요 그런거. 실명이 제가 기억이 안나서 언급을 못하겠네요 본인이 잘 아실테니 꼭 한번 만나뵙고 싶어요.

[도지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amable0423@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