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돌고래가 출산 직후 죽은 새끼 돌고래를 차마 떠나보내지 못하고 콧잔등에 이고 다니는 가슴 아픈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어제(24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이 어미 돌고래가 지난 17일 서호주 돌핀 디스커버리 센터가 위치한 번버리의 앞바다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센터 자원봉사자 앨런 심(Alan Simm)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크래커(Cracker)'라고 불리는 어미 돌고래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어미 돌고래 크래커의 콧잔등에는 태어난 직후 죽은 새끼 돌고래가 힘없이 축 늘어져 올려져 있습니다. 새끼 돌고래가 바닷물로 떨어지면 어미는 다시 새끼를 건져 올려 자신의 콧잔등에 이고 다녔습니다.
사진=Alan Simm 유튜브
센터 매니저인 잔 티어니(Jan Tierney)에 따르면 어미 돌고래 크래커는 이 보호 지역에 서식하는 돌고래로 올해까지 총 4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이중 세 번째 태어난 새끼는 1년 되던 해에 그만 바다에 버려진 낚시줄에 엉켜 죽었으며 올해 태어난 새끼는 세상 빛을 본 직후 떠났습니다.
티어니는 "큰돌고래는 새끼가 죽으면 죽은 새끼를 며칠 동안 콧잔등에 이고 다니며 슬픔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면서 "혹시라도 바다에서 이같은 어미 돌고래를 보면 혼자만의 슬픔의 시간을 보내도록 가까이 다가가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죽은 새끼를 이고 있는 어미 돌고래는 사람이 접근하면 보호하기 위해 바닷속으로 새끼를 숨긴 후 다시 안전하다 싶은 곳에서 건져 올립니다. 크래커는 그렇게 며칠 간의 슬픈 시간을 보내고 현재는 다시 자신의 돌고래 무리로 돌아온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몸길이가 3∼3.7m로 돌고래 중 가장 체격이 큰 '큰돌고래'는 주둥이가 길고 병 모양이어서 '병코돌고래(bottle-nosed dolphin)'라고도 불립니다. 태평양, 특히 일본 근해에 많이 서식하며 길들이기 쉬워 훈련에 따라 여러 가지 재주를 부리기도 하는 영특한 동물입니다.
[ 문희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mhw48@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