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32만호 등 전국 83만호에 달하는 대규모 주택 공급을 골자로 한 2·4 대책을 발표하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간 시세 조사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올라 같은 달 첫째 주 상승률(0.17%) 대비 오름폭이 축소했고,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로도 서울 아파트값은 2주 연속 상승 폭이 둔화했습니다.
2·4대책 이전까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던 서울의 아파트 단지 중에서는 10억원 초과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 하락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마포구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최고가에 맞춰 가격을 부르던 집주인들이 호가를 살짝 내려 빨리 팔겠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2·4대책과 설 연휴를 거치며 심리가 움직인 측면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10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2·4대책을 전후로 서울 아파트의 매물도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보이지만, 시장 안정세로 이어질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20일 전(2월 1일)보다 1.4% 늘었습니다.
이 기간 구로구(6.3%)의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은평구(6.1%), 강북구(5.3%), 광진구(5.2%), 노원구(5.1%), 동작구(5.0%), 금천구(3.9%), 송파구(2.9%), 중구(2.1%), 강서구(1.9%), 양천구(1.8%), 동대문구(1.7%)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다만 이 단지 인근에 있는 중개업소는 "편법 증여 거래일 가능성이 있다"며 "거래가 뜸하긴 하지만 바로 입주가 불가능한 전세 낀 매물도 시세는 6억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을 비롯해 아직 최고가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다"며 "봄 이사 철을 앞두고 있고, 중저가 지역의 구매 수요 유입은 꾸준한 만큼 가격 숨 고르기가 안정세로 이어질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지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wc_1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