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남양유업, 황하나에 발목잡혔나…매출 1조 11년 만에 깨졌다
입력 2021-02-19 17:20  | 수정 2021-02-26 18:05
남양유업 로고 / 사진 = 남양유업


지난해 남양유업이 수백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매출이 11년 만에 1조원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다른 우유업체들이 코로나19에도 별다른 타격이 없는 것과 대비되고 있습니다. 이는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우유·분유에 편중된 매출구조와 그간의 '갑질사태', 그리고 이른바 '황하나 씨 사건'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오늘(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기준 잠정 영업이익 681억3700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도에 4억1700만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것입니다. 동기간 매출액도 전년 대비 7.5% 줄어든 9536억7200만 원으로 2009년부터 11년간 이어져오던 매출 1조 원 기록이 끊겼습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유례 없는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급식우유 납품간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에 늘어난 재고 감축을 위한 판촉행사비 확대와 재고자산 평가충당금 설정이 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급식우유 시장 점유율이 남양유업(약 35%)보다 높은 서울우유(50% 이상)나 매일유업 등 동종업계 타사와 비교했을 때 실적이 유독 악화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미지 악화와 우유·분유에 치우친 매출 구조 등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의 매출비중 중 대략 우유류가 53%, 분유류는 20%로 우유·분유 관련 매출이 전체의 70% 이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 대리점에 물량 밀어내기로 갑질사태가 터진 데다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가 마약 투여 사건과 연루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부정적 여론이 확대된 것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매일유업 등 대비 사업 다각화가 이뤄지지도 않아 코로나19 등 타격을 더 크게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올해 남양유업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분위기 쇄신에 나섰습니다. 디지털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영업본부 산하 이커머스팀을 이커머스전략실로 승격했고, 마케팅전략본부는 기획본부를 합쳐 기획마케팅총괄본부로 신설했습니다. 마케팅전략본부장을 맡아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가 총괄하며 마케팅을 강화합니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미래전략본부는 전문인력을 투입해 확대 개편했습니다.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HMR(가정간편식) 신선이유식과 성인식, 단백질시장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입니다. 이달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발효유 '포스트바이오틱스 이너케어'를 출시하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지속경영을 위해 중첨 추진 품목들의 브랜드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미지 회복도 추진합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황씨 사건과 남양유업은 추호도 관계가 없고 황씨와 그 일가족들은 남양유업 지분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며 "계속 해왔던 사회공헌과 친환경 캠페인 등을 발전시켜 이미지를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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