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야위어간 정인이, 사망 전날 모든 것을 포기한 느낌"
입력 2021-02-17 19:20  | 수정 2021-02-17 20:53
【 앵커멘트 】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부모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이 열렸습니다.
첫 증인으로 출석한 어린이집 원장은 "숨지기 전날에는 정인이가 모든 것을 포기한 느낌이었다"며 오열하기도 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회색 패딩을 입은 남성이 경찰들과 함께 법원 안으로 빠르게 들어갑니다.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부 안 모 씨가 신변 보호를 받으며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재판에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홀트아동복지회 사회복지사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은 "정인이가 두 달 만에 등원했을 때 아프리카 기아처럼 너무나 야위었고 다리를 바들바들 떨었다"며,

특히 "마지막 등원 날에는 모든 걸 포기한 모습이었다"고 오열했습니다.


또 멍 발생 주기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2주나 1주 반 정도마다 상처가 생겼다"고 답했습니다.

양모가 입양기관의 치료 권고를 무시하고 방치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사회복지사는 "양모가 정인이가 밥을 안 먹는다, 불쌍하게 생각하려 해도 불쌍하단 생각이 안 든다"며 화를 냈고, 병원에 데려가라는 권유 도 피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재판이 끝난 후 피고인 측은 입장 변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정희원 / 변호사
- "추가로 의견을 밝히려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야 하는데 증인신문은 이틀 더 남았잖습니까. 다 하고 나서 정리를…."

강추위에도 이른 아침부터 수십 명의 시민들이 법원 앞에 모였습니다.

▶ 스탠딩 : 김보미 / 기자
- "지난 첫 재판에 이어 정인이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법원 앞에서 양부모의 엄벌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양부가 법원을 떠날 때는 차량을 막아서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3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MBN 뉴스 김보미입니다. [spring@mbn.co.kr]

영상취재: 문진웅·김진성 기자, 이은준 VJ
영상편집: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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