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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가 찜한 美 부동산 원스톱 서비스…'오픈도어' 급성장 [자이앤트레터]
입력 2021-02-14 15:02 
오픈도어가 중개한 부동산 매물 모습. [사진=오픈도어]

최근 국내에서 부동산 중개 수수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부동산 거래 과정을 간소화한 플랫폼이 급성장하고 있다.
복잡한 부동산 매매를 피하고, 간단한 절차를 통해 집을 사들이는 이른바 '아이바이어'(iBuyer)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주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투자한 '오픈도어'(Opendoor)다.
오픈도어는 주소만 제공하면 자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현금 매입가를 제시한다. 매도인이 승락하면 통상 3개월이 걸리는 매매 절차를 몇일 내에 끝내고 현금 지급까지 완료한다. 미국에서 주택 매매시 평균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매매가의 5.5%이지만 각종 부대비용이 중개수수료 못지 않게 발생한다. 오픈도어는 이 수수료를 7%로 높게 받는 대신 기타 수수료는 0%로 만드는 전략으로 시장을 개척했다.
2014년 설립됐고, 2020년 말 SPAC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된 오픈도어는 미국 전역에서 부동산 원스톱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오픈도어가 거래한 주택은 2017년 3127채, 2018년 7470채, 2019년 1만 8799채로 급격히 증가했다.
매출은 2017년 7억달러, 2018년 18억달러, 2019년 47억달러로 증가했다. 다만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업이 위축됐다. 지난해 3~4월 일시적으로 사업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회사 측의 전망에 따르면 2020년 거래 주택는 9750채, 매출은 25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오픈도어는 2023년까지 98억달러 매출을 달성, 미국 전체 주택시장의 4%를 차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오픈도어 실적이 급성장하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 거래가 비효율적이고, 디지털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분야별 온라인 침투율을 보면 유통 14%, 교통 4%, 중고차 1%에 비해 부동산은 1%에 못미치고 있다.
오픈도어는 주택매매뿐 아니라 모기지 등 관련 금융서비스 사업 등 부동산 관련 다양한 사업에 진출을 시도 중이다. 2019년 8월부터는 주택담보대출 사업을 시작했고, 그 해 9월에는 소유권 이전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솔류션 기업을 인수했다.
에릭 우 CEO는 "주택 매매 방식을 변화시켰고, 앞으로는 이주 방식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SPAC을 통한 상장으로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지분 가치는 투자액 대비 3배인 12억 2000만달러로 올랐다. 에릭 우 CEO는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주택은 유한하지만 자주 이사할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공급은 늘어난다"고 시장 성장을 자신했다.
이 시장에는 부동산 분야 디지털화의 선두주자인 질로우(Zillow), 레드핀(Redfin)도 나서고 있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자이앤트레터는 매일경제가 미국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최신 흐름을 짚어주는 연재물이다. 자이앤트레터는 네이버 포스트에서 검색하면 무료 구독이 가능하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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