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함에 따라 다함께 모여 덕담을 나누던 이전의 설날 풍경을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충북 제천시의 한 양로원에서 지내는 92살 윤모 씨는 "작년에는 자식과 손주 5∼6명이 설날을 맞아 면회를 와서 반갑고 즐거웠는데 올해는 통화로 목소리 듣는 것 말고는 함께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지난해 봄 이후로 가족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해 그립다"고 말했습니다.
수원시 행궁동의 한 쪽방촌에 사는 69살 최모 씨는 "명절이면 가족 만나기 어려운 이웃끼리 모여서 소주나 막걸리 한 잔씩 기울이는 재미가 있었는데 올해는 여럿이 만났다가 신고를 당할까 걱정돼 방 안에만 있을 계획"이라면서 "명절이 무색할 정도로 동네 분위기가 썰렁하다"고 전했습니다.
온라인상에도 올해 설날엔 시가나 처가에 들리지 않고 집에서 단출하게 보낸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포털사이트 온라인 카페에는 '남편만 시댁갔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 작성자는 "코로나로 인해 결혼 후 처음으로 시댁을 안 간다"며 달라진 설 풍경을 이야기했습니다.
5인 이상 모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순번제'로 방문한다는 글도 등장했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은 '연휴에 움직이시는 분들 계신가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희 집은 외가 순번제로 돈다"며 "목, 금, 토, 일 이렇게 모인다고 정신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설날인 오늘(12일) "가족·친지와의 만남은 아껴두고 고향 방문과 여행도 미뤄달라"며 설 연휴 동안 방역 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