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논란'이 불거진 SK하이닉스가 자사주 지급으로 노조와 극적 타협을 이어갔지만, 복지포인트를 추가 지급하겠다는 SK텔레콤에서는 여전히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직원들에게 사내 복지포인트 300만원을 성과급에 더해 지급하기로 했다. 성과급에 불만을 표시하는 직원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SK텔레콤 한 직원은 "작년 실적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뛰었는데 성과급은 오히려 줄었다"며 "기존 성과급보다 300만원 더 줄어든 사람도 있는데 현금도 아니고 복지포인트 지급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역시 성과급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사측은 눈앞의 위기만을 모면하고자 전 구성원 300만포인트 지급을 제시하며 노조와 구성원을 무시하는 행태를 자행했다"며 "임시방편 대책으로 시간이 지나면 논란이 사라질 것이라는 회사의 안일한 태도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SK텔레콤이 현금과 자사주 중 선택을 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직원들은 자체적으로 계산해본 결과 실제로 받게 될 성과급이 작년보다 줄어들었다고 반발했다. 성과가 좋은데 성과급은 줄어든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확산되자 회사측은 전직원에게 300만원에 해당하는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성과급을 직원에게 지급한 상태다.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SK텔레콤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보다 20% 수준으로 줄었다. 복지포인트 지급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SK하이닉스에서도 지난해 5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하고도 연봉의 20% 수준으로 성과급이 책정되자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반납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중앙노사협의회를 열고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 개선과 우리사주를 구성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등으로 노사 합의를 이뤘다.
이날 노사 협의에서 사측은 PS 산정의 기준 지표를 기존 EVA(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과 연동하는 것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우리사주와 3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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