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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빚투 언제까지…" 신용대출 135조 역대 최고
입력 2021-02-03 11:16  | 수정 2021-02-03 11:30
[사진 = 김호영 기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다 투자)·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가계대출이 한달 새 4조 이상 급증, 은행들이 또 다시 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가계대출 쏠림현상은 지난해 연말 억눌린 대출 수요가 폭발한데다 3월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이 나오기 전에 미리 받아 두려는 '가수요'가 몰린 영향이 커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1월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총 135조24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조5918억원(1.19%)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11월 잔액 133조6925억원도 넘어선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신용대출 판매가 중단되면서 누적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데다가 다음달 신용대출 원금분할상환 의무화 등이 포함된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 시행을 앞둔 가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74조3737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4조2198억원 급증했다.

이에 각 은행들은 앞다퉈 대출 옥죄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신한은행은 '쏠(SOL)편한 직장인 신용대출'과 '공무원 신용대출'의 마이너스통장(마통) 최고 한도를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또 신용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심사기준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음달부터는 본부심사를 거쳐야 하는 DSR 기준이 50% 초과에서 40% 초과로 강화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6일에도 직장인 대상 '쏠편한 직장인대출S' '엘리트론' 한도를 최대 1억5000만~2억원에서 각각 5000만원씩 줄인 바 있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등 신용대출의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이미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해둔 고객은 적용대상에 빠졌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8일부터 신용대출 관리 강화의 일환으로 '하나원큐신용대출(우량)' 등의 대출금리를 0.1%포인트 올렸다. 다만, 실수요자와 서민 등이 주로 신청하는 '하나원큐신용대출(일반·중금리)'의 상품별 감면금리는 별도로 조정치 않았다.
이보다 앞서 Sh수협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Sh더드림신용대출' 중 종합통장(마이너스) 대출 신규신청을 중단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같은 날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직장인 신용대출 최고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한도 축소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8일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올리면서 대출을 옥?다. 다만 최대 한도는 각각 2억5000만원, 1억5000만원을 유지했다.
이에 반해 KB국민·농협은행은 아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에 대한 세부적인 대출 옥죄기에 나서지 않은 상황이다.
DGB대구은행도 상대적으로 기업대출 비중이 커 지난해 11월 정부 규제안에 따라서만 가계대출을 규제 중이다. 연봉 8000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신청할 때 규제하는 식이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가계대출이 9.7% 늘었는데 감독당국이 올해는 증가율을 5% 내외로 유지해 달라며 압박하고 있다. 이에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신용대출부터 조이며 선제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고객들도 하루 아침 새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경험을 해본터라, 학습효과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가계대출 옥죄기 현상으로,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옮겨가고 감독당국은 이를 막기위해 또 다시 제2금융권 규제에 나서는 '두더지 잡기'식 대출규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ifyouar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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