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차례 음식을 차리는 일반 가정의 차례 음식이 종가에 비해 평균 5~6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국학진흥원은 2017년부터 제례문화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서(禮書)와 종가, 일반 가정의 설 차례상에 차리는 음식을 조사해 이같이 파악했다고 2일 밝혔다.
제례문화의 지침서인 주자가례에 따르면 설날은 새로운 해가 밝았음을 조상에게 알리기 위해 간단한 음식을 차려두고 인사를 드리는 일종의 의식이다. 이에 설날과 추석에는 제사를 지낸다고 하지 않고 차례를 올린다고 한다. 주자가례에서 설 차례상은 술 한잔, 차 한잔, 과일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 번만 올리고 축문도 읽지 않는다.
이에 전통 격식을 지키는 종가의 설 차례상 역시 주자가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동에 위치한 퇴계 이황 종가에서는 술, 떡국, 포 전 한 접시, 과일 한 쟁반 등 5가지 음식을 차린다. 과일 쟁반에는 대추 3개, 밤 5개, 배 1개, 감 1개, 사과 1개, 귤 1개를 담았다. 주자가례에 비해 차가 생략됐고 대신에 떡국과 전, 북어포를 추가했다. 하지만 일반 가정의 차례상에는 평균 25~30가지의 음식이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가정의 설차례상. [사진 제공 = 한국국학진흥원]
한국국학진흥원은 과도한 차례상 차림으로 인해 가족 간 갈등을 일으키면서 여러 사회문제를 초래하고 있는 만큼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자가례와 종가에서 하는 것처럼 술과 떡국, 과일 한 쟁반을 기본으로 차리 돼 나머지는 형편에 따라 약간 추가해도 예법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원래 간소하게 장만했던 차례 음식이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유통구조가 발달함에 따라 점차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회에 차례상의 원래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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