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위험한 권력공유가 낳은 예고된 쿠데타…軍최고사령관이 실권자로
입력 2021-02-01 12:28  | 수정 2021-02-02 12:36

1일 새벽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구금자를 즉각 풀어주고 민주주의 규범을 이행하라"고 정면 경고에 나섰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얀마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새벽 정부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집권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위원장 등 고위 인사들을 구금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국가 요인들을 구금한 상황에서 1년 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최고사령관이 모든 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과 장성 출신의 민 쉐 부통령이 실권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956년생인 흘라잉 사령관은 아웅산 수치의 문민정부와 미얀마의 권력을 분점한 미얀마 군부의 최고 지도자다. 로힝야족 인종청소 사태를 일으킨 군 책임자로 국제적 비난을 받아왔으며 로힝야족 탄압 사태는 미얀마 민주주의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까지 "군부 권력과 결탁한 인물"이라는 논란을 야기했다.
수치 국가고문과 NLD는 지난해 총선에서 군부 연계 정당 등을 물리치고 압승해 '문민정부 2기'를 열었다. 이에 군부의 지지를 받는 제1야당인 연방단결발전당(USDP)이 총선 유권자 명부와 실제 투표자 간 900만명에 육박하는 편차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또 최근에는 군부와 함께 쿠데타를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UN과 현지 주요국 대사들로부터 자제를 호소하는 입장이 발표됐다.
그럼에도 군부는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총선 후 첫 국회 회기가 시작되는 1일 새벽을 기해 요인 구금을 시작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상황이다.
수치 국가고문은 지난 2015년 총선 승리에도 외국인과 결혼한 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대통령에 오르지 못하고 국가고문으로 실질적 통치권 행사해왔다. 군부 세력은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연달아 패배했음에도 군부 시절 제정된 헌법에 따라 내무, 국방, 국경경비 등 3개 치안 부처 수장을 맡으며 권력을 유지해왔다.
국제사회는 군부와 위험한 동거를 해온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미얀마 민주주의를 '하이브리드 민주주의'라는 표현으로 비판했다.
[이재철 기자 /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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