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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인기구단’ LG의 ‘감추고 싶은’ 기록 [김대호의 야구생각]
입력 2021-01-21 05:59  | 수정 2021-01-21 10:06
지난해 라이벌 두산과의 준PO에서 패해 탈락한 LG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인기구단이다. 코로나19로 관중집계의 의미가 없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1982년부터 2019년까지 38년 동안 LG의 총 홈관중은 3081만9387명(경기당 평균 1만2922명)으로 단연 1위이다. 2위 롯데 자이언츠의 2758만7646명(경기당 평균 1만1562명)을 크게 앞선다.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는 2597만4258명(경기당 평균 1만866명)으로 LG에 한참 뒤떨어진다. 축구 등 다른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도 유일하게 홈관중 3000만 명을 넘어선 구단이 바로 LG다.
LG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최대시장인 서울을 연고지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부터 빼어난 성적을 기반으로 두산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의 터줏대감은 LG다.
여기서 LG에 깊은 아쉬움이 생긴다. 부러움의 대상인 두터운 팬층에 성적까지 동반한다면 LG는 그야말로 한국의 뉴욕 양키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될 수 있어서다.
지금부터 LG 구단 관계자나 팬들이 듣기에 다소 거북스러울 수 있는 얘기를 하고자 한다. 이 말을 꺼내는 것은 LG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부분을 반드시 성취해 달라는 뜻이다.
1994년 이후 26년 동안 우승을 못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문제는 팀 성적 뿐 아니라 개인 성적에서도 변변히 내세울 게 없다는 데 있다.
LG에서 가장 감추고 싶은 사실 하나가 있다. LG는 MBC 청룡 시절 포함 지금까지 39년 동안 단 한 명의 ‘페넌트레이스 MVP도 배출하지 못했다. LG와 함께 페넌트레이스 MVP를 내지 못한 구단은 사라진 쌍방울 레이더스 뿐이다. 수치스러운 팀 역사이다.
뿐만 아니다. 특히 투수쪽에 비해 타자쪽 기록이 매우 빈약하다. 우선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이 홈런왕이 없다는 사실이다. 넓은 잠실구장을 쓴다고 하지만 두산이 김상호(1995년 25개), 타이론 우즈(1998년 42개), 김재환(2018년 44개) 등 세 명을 배출한 것과 비교하면 변명이 안된다. 그만큼 장타력 있는 타자가 없었다는 얘기다.
아울러 LG 출신의 타점왕도 없었으며, 장타율 1위는 1982년 원년 백인천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팬들은 시원한 타격쇼에 열광하는데 이런 물방망이팀이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의아할 정도다.
LG가 만년 중위권을 벗어나 한국시리즈 우승권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타력이 살아나야 한다. 특히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선 상대를 한 방에 녹아웃시킬 수 있는 카운터 펀치가 필요하다. 그게 가장 화끈한 팬서비스이기도 하다. 류지현 감독을 새로 맞이해 도약을 꿈꾸고 있는 LG의 타격이 올시즌엔 활활 불타오르기 기대해 본다. 해묵은 숙제도 단 번에 해결했으면 좋겠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aeho9022@naver.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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