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뿌리' 표절 대학원생, 유영석 노래로도 공모전 대상…수상 취소
입력 2021-01-19 14:56  | 수정 2021-01-19 15:36
사진=한국 디카시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소설가 김민정의 작품 '뿌리'를 무단 도용해 각종 공모전에서 입상한 고려대 대학원생 손모씨가 가수 유영석의 노래 가사도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손씨가 표절한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했던 디카시공모전 측은 결국 수상을 취소했습니다.

손씨는 지난해 개최된 제6회 디카시공모전에서 '하동 날다'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디카시'란 디지털카메라와 시를 합한 단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직접 찍은 사진에 5행 이내 시를 적은 새로운 형태의 창작시를 뜻합니다.


하지만 이후 손씨의 시가 가수 유영석이 1994년 발표한 노래 'W.H.I.T.E'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지난 9월 주최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논의 결과 표절임이 확인되어 대상 선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하동 날다와 원곡 'W.H.I.T.E'를 비교해 보면, '하동 날다'에는 'W.H.I.T.E'의 가사인 '날지 못하는 피터팬 웬디 두 팔을 하늘 높이 마음엔 행복한 순간만이 가득 저 구름 위로 동화의 나라 닫힌 성문을 열면 간절한 소망의 힘 그 하나로 다 이룰 수 있어'가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손씨는 "내가 찍은 사진과 어울리는 시를 넣은 것이며, 시가 창작물이어야 한다는 근거는 없다"며 대상 취소 결정에 불복했고, 주최 측은 또 한 번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게재했습니다.

주최 측은 "사전의 정의에서도 이미 밝힌 바와 같이 디카시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자신의 생각을 사진과 문자로 담아 멀티 언어로 표현하는 창작 예술이다. 따라서 사진은 물론이고 시적 언술 역시 창작자 본인의 것이어야 함은 상식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2020년 8월 16일 제1회 이형기 디카시신인문학상 당선작 발표 말미에서는 '수상작 취소에 관한 규정 안내'에서 '당선작은 향후 표절이나 타인의 작품, 타 공모전 수상작, 저작권에 위배되는 작품 등으로 판명될 경우 수상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와 같이 역시 명확히 표절에 대한 부분도 명기했다"면서 "5행의 시적 문장 가운데 4행을 다른 사람의 글로 작성한 것은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손씨의 주장과 달리 노래 가사뿐만 아니라 공모전에 제출한 사진 또한 타인의 창작물을 도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단편소설 '뿌리'로 2018년 백마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김민정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도용됐으며, 제 소설을 도용한 분이 2020년 무려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하였다는 것을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라고 적었습니다.

김민정에 따르면 소설 '뿌리'를 도용한 손씨는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