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서울시장 후보군 중 한 명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 고심이 길어지는 가운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판 가능성이 여권 내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김 전 부총리의 출마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건 4선 중진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우 의원은 어제(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는) 제가 원내대표 할 때부터 뵀는데 역량이 참 대단한 분"이라며 "대안이 없다면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하겠다는 얘기를 하셨다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해 현 정부의 경제운용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점과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힙니다. 21대 총선 당시에도 정치권의 러브콜을 여러차례 받았지만 김 전 부총리가 모두 거절했습니다.
여권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장고 끝에 불출마를 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김 전 부총리가 대신 나설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민주당에선 현재 86세대 대표주자이자 4선인 우상호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후 다른 주자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박 장관 외에도 박주민 의원이 고심하고 있지만, 안철수·나경원·오세훈 등 대권주자급 후보들이 이미 출마를 공식화한 야권에 비해 흥행 요소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만, 김 전 부총리가 나선다고 해도 당내 기반이 없다시피한데다 친문층의 지지도가 낮은 게 약점입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가 민주당에 들어간다고 해도 경선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습니다.
하 의원은 "(추대를 하면 몰라도) 경선을 하면 본인이 바보될 가능성이 높은 판에 들어오겠나"며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 들어와도 경선룰이 그대로 있으면 바보 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4월 재보궐선거 경선룰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입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