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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는 굴려야..." 수베로 감독은 이 편견을 넘을 수 있을까
입력 2021-01-12 10:06  | 수정 2021-01-12 10:09
수베로 한화 신임 감독이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사진=MK스포츠 DB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한화는 지난해 꼴찌 팀이다. 그냥 꼴찌가 아니었다. 압도적인 꼴찌였다.
팀 성적은 47승3무95패. 최원호 감독 대행이 육성에 중점을 두면서도 이기는 야구를 포기하지 않은 덕에 겨우 '사상 첫 100패'라는 불명예에선 벗어날 수 있었다.
결국 팀 창단 첫 외국인 감독이라는 대개혁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소방수를 맡은 사람은 카를로스 수베로 신임 감독이다.
수베로 감독의 스타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가 미국에서 인정받는 지도자라는 것만 알려졌을 뿐 더 이상의 정보는 없다.
어떤 방식으로 팀을 이끌어갈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분명한 건 몇 가지 편견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편견 속에 갇혀서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
수베로 감독이 팀을 맡는다고 발표가 나자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화가 꼴찌 팀이기 때문이다.

한 전임 베테랑 감독은 "한화는 꼴찌 팀이다. 패배 의식을 걷어내기 위해선 강력한 리더십으로 팀을 끌고 가야 한다. 소통을 중시하는 외국인 감독에게는 맞지 않는 자리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랙킹 데이터를 포함해 새로운 훈련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40대 코치마저도 이런 말을 했다. "한화는 꼴찌 팀이다. 여기에 베테랑 선수들까지 대거 정리했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려면 훈련을 많이 하는 수 밖에 없다. 외국인 감독은 대체로 훈련량이 적다. 기술이 돼 있어야 분위기도 살아나는 법이다. 외국인 감독이 젊은 선수의 성장에 필요한 훈련을 많이 시킬지 걱정된다."
수베로 감독이 많은 훈련을 시키지 않을 것이며 그 결과는 유망주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의견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바로 이런 부분의 편견을 깨야 한다.
훈련을 실제 많이 시키지 않을 수는 있다. 수베로 감독의 훈련량이 어느 정도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일단 많이 시키지 않았던 전임 외국인 감독들과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도 유망주들을 성장시킬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강력한 훈련을 통하지 않더라도 젊은 선수들이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수베로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일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한화는 꼴찌 팀이다. 여기에 기본 성적이 바탕이 될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했다. 일반적 관점에선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강한 훈련으로 팀을 단력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게 느껴진다. 한국 프로야구의 현실이 아직 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베로 감독은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한화의 외국인 감독 영입이 성공으로 마무리 지어질 수 있다.
당장의 성적 보다 가능성 있는 신인급 선수들의 육성이 우선돼야 한다. 독한 훈련이 아니더라도 키워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기만 한다면 비단 한화 뿐 아니라 KBO리그의 많은 팀들이 달라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수베로 감독의 어깨가 매우 무겁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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