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교육 심층취재②] 사교육비 덫 서민·중산층 허우적
입력 2009-07-01 11:14  | 수정 2009-07-01 14:10
【 앵커멘트 】
사교육 현장 심층취재 두 번째 순서입니다.
과연 사교육비로부터 학부모들이 해방될 날이 올 수 있을까요?
사교육 대책은 늘 겉돌기만 할 뿐, 학부모들은 애들 학원비와 개인과외비로 한 달 살림이 정말 어렵습니다.
정원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명동에서 삼계탕 전문음식점을 운영하는 41살 조연우 씨.

세 자녀를 둔 조 씨는 고3 수험생인 큰딸부터 중학생인 둘째, 초등학생인 막내까지 매달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200만 원에 달합니다.

연간 교육비가 2,400만 원으로 웬만한 직장의 대졸 신입사원 연봉과 비슷합니다.

조 씨는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삼계탕을 찾는 고객이 늘었지만, 나아진 벌이는 고스란히 학원 특강비와 논술비로 쓸 예정입니다.


▶ 인터뷰 : 조연우 / 학부모
- "사교육을 늘릴 생각이 있습니까? 물어본다면 저는 늘리고 싶어요. 더 보내고 싶어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더. 다른 학부모도 똑같을 것 같아요. 근데 여의치 않으니까 형편에 맞춰서 가다 보니까…."

서울 이문동에 사는 40대 중반의 안현진 씨.

두 자녀를 둔 안 씨는 아이들이 아침 6시면 일어나 등교하고 학원을 마치면 새벽 2시에 돌아오는 게 안타까워 아예 유학을 택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고등학생 아들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월 300만 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안현진 / 학부모
- "뭔가 조금 부족하다 하면 그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보내는 거고, 우리나라는 학교 끝나고 학원 안 가면 큰일 날 것처럼 하니까 미국에 보내는 거고…."

작년 한 해 학부모들이 사교육비로 쓴 돈은 21조 원. 정부는 사교육 대책으로 한해 전보다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정부 대책으로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는 학부모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근원적 처방이 없다 보니, 학부모들의 사교육 의존도는 되레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 인터뷰 : 김성천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연구소 부소장
- "피상적인 처방, 응급처방 중심으로 가는 것이 부모님들로 하여금 안심을 시켜주지 못하는 것 같고 제대로 된 교육을 하려고 해도 불안해하면서 결국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교육비로 인한 서민들 생활고는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믿을 구석은 사교육뿐이라는 굳은 믿음을 갖고 있는 것도 거부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MBN뉴스 정원석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