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의 4분기 어닝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코스피 3000' 시대에 실적 모멘텀이 더해질 지 관심이 모인다. 일단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눈높이 또한 이미 충분히 낮아져있기 때문에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 등이 반영된다면 코스피 3000선 안착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시작으로 2020년 4분기 어닝시즌이 본격 시작된다. 관전포인트는 ▲3분기에 나타난 영업이익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지 ▲4분기에 항상 나타나는 기업들의 일회성 손실(빅배스)과 이로 인한 '어닝 쇼크' 폭이 어느정도 일지 여부다.
일단 시장은 개선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코스피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4조9311억원, 24조140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62%, 672.27% 증가한 수준이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컸던 작년 상반기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20%를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3분기에는 28.7%를 기록해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을 지속하면 3000포인트 안착을 앞둔 코스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지만 소프트랜딩(연착륙)이 예상된다"면서 "최근 정체되는 모습에도 이익 모멘텀은 과거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분기 이익 컨센서스는 하향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들이 성과급 지급이나 일회성 손실을 대부분 4분기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3개월 전 대비 오히려 상향조정됐다. 이익 모멘텀과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비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 큰 폭의 어닝 쇼크 가능성은 낮다는 게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작년에도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기업들의 빅배스는 배제할 수 없지만 과거와는 다른 부분은 경기 회복에 따른 4분기 기업 이익 모멘텀이 양호하다는 점"이라며 "실제 절대적인 규모만을 따져보면 작년 4분기 컨센서스는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사상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이슈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라면서 "코스피 레벨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작년 12월 수출이 전년 대비 12.6%나 급증해 11월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확산되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4분기 성적표가 시장의 기대에 못미칠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2800선 돌파의 주역이었던 반도체 업종을 비롯한 코스피 전반에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도 다소 둔화되는 양상이어서 펀더멘털 회복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과도한 낙관심리의 반작용(되돌림)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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