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의 학대 정황으로 숨진 정인이를 생전에 진찰하고 경찰에 아동학대 신고를 한 의사가 정인이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 "체념한 듯한 표정"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아과 전문의인 A씨는 오늘(5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난해 9월 23일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온 정인이의 모습에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정인이가 세상을 떠나기 전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3차례나 있었는데 A씨는 마지막 신고자입니다.
진찰 과정에서 학대 정황을 확인한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인이는 20일 후인 10월 13일 온몸에 멍이 든 채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습니다.
정인이를 8~9번 정도 진료했다는 그는 "당시 어린이집 원장님께서 오랜만에 등원한 정인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인다며 병원에 데리고 오셨다"고 했습니다.
이어 "두 달 만에 정인이를 본 상황이었는데 영양 상태나 정신 상태가 너무 차이 나게 불량해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그러면서 "15개월 아기들은 가만 안 있는데 정인이의 경우 잘 걷지도 못하고 원장님 품에 축 늘어져서 안겨 있었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는 "1차 신고 때 허벅지 안쪽 멍 자국으로 아동학대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 아동보호기관, 부모가 병원에 오신적이 있고 7월 예방 접종 하러 왔을 때도 입안에 큰 상처가 있었다"며 "이런 진료내용이 있었던 차에 9월 23일 정인이 모습을 보니 심각한 아동학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그러면서 "세번이나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설사 그게 조사과정에서 법적인 뚜렷한 물증이 없었다고 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조치가 취해졌어야 한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