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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도 못한 첫 해 마이너리그 거부권, 양현종은 가능할까?
입력 2021-01-01 15:43  | 수정 2021-01-04 08:46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은 어떤 결말로 이어질까. 사진=MK스포츠 DB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김하성(26)이 샌디에이고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김하성을 맡고 있는 에이스펙코퍼레이션은 1일 "샌디에이고와 4+1년 총액 39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4+1년으로, 4년 2800만 달러를 보장받고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고 3200만 달러를 받는다. 5년째는 구단 선수 상호 옵션이며, 이를 실행하면 최고 5년 3900만 달러 계약이 된다.
여기에 다양한 세부 옵션이 붙는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다. 김하성은 3년차가 되는 2023년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갖게 된다. 김하성을 마이너리그로 내리고 싶어도 내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떠오른 선수가 하나 있다. 역시 메이저리그를 노리고 있는 양현종(33)이 주인공이다.
양현종은 이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 보장은 안되더라도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꼭 있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김하성도 첫 해부터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받지 못했다. 2년의 유예 기간을 둔 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손에 쥐게 된다.
김하성은 만 스물여섯 살의 선수다. 김하성이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는 것은 샌디에이고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구단들 입장에선 큰 메리트였다.

그런 김하성에게도 첫 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주지는 않았다. 만에 하나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마이너리그서 가다듬을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에게는 약점이 될 수 잇는 대목이다. 양현종은 올 해로 서른 세 살의 베테랑이다. 더 이상 기량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첫 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마이너리그로 간다고 해서 기량이 향상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입장에서 보면 양현종도 신인일 뿐이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쉽게 내줄 리 없다.
올 시즌에도 마이너리그가 정상적으로 열리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미국에선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고 하지만 속도가 생각보다 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양현종에게는 최소안의 보호 장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하성의 계약에 비춰 봤을 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첫 해부터 얻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의 첫 번째 조건부터 매우 힘겨운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하성은 포스팅을 전.후로 해서 대단한 관심을 끌었던 선수다. 특급은 아니었지만 당장 전력에서 활용이 가능한 내야수로 주목 받았다. 그런 김하성도 첫 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얻지는 못했다.
반면 양현종은 이렇다 할 현지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급 선수들의 거취가 정해진 뒤에나 협상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입장에서 첫 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요구한다는 건 무리가 될 수 있다. 몸값에 연연하지 않는다해도 처음부터 장애물이 너무 크게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과연 양현종은 자신이 워하는바를 쟁취할 수 있을까. 현 시점에선 쉬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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