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년사] 유은혜 "특권 계층에 유리한 사회제도 없도록 점검"
입력 2021-01-01 15:18  | 수정 2021-01-08 15:36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이후 3번째 발표한 올해 신년사에서 또 다시 '공정성'을 새해 화두로 강조했다.
1일 유 부총리는 신년사를 통해 "특권 소수계층에 유리한 사회제도가 없도록 제도 전반을 점검하겠다"며 "입시와 채용에서 어떠한 특혜와 불공정도 용납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년사에서 유 부총리가 언급한 '공정성'은 징벌로서의 의미가 두드러진다. 입시·채용 현장에서 부정이 발견될 경우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강조한 게 일례다. 유 부총리의 발언을 교육 현장에 한정해서 본다면, 그동안 교육부가 추진한 공정성 강화 방안에 위반된 사례가 나타난다면 이를 간과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유 부총리 취임 이후 교육부는 교육의 공정성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굵직한 정책들을 잇달아 내놨다.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통해 서울 주요대학들이 2022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 정시모집 비중을 확대하도록 권고했다.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 발표 이후 전국의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오는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도록 관련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또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통해 전국 사립유치원에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의무 사용토록 했다. '사학혁신 추진방안' 발표 이후엔 사립대학들에 대한 상시 감사 체제를 세웠다.

앞서 유 부총리는 2020년 신년사에서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사회제도는 반드시 개선해 공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며 "부모의 힘이 어떤 특정한 제도를 통해 사실상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이를 지켜본 아이와 청년들이 자포자기하며 한국의 사회 시스템 자체를 불신하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또 2019년 신년사에서 유 부총리는 "교육부부터 먼저 변화하고, 교육 현장의 신뢰를 높이겠다"며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불공정을 묵인했던 것은 없는지 더욱 엄정하게 점검하고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 "코로나19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미래교육 추진"
한편 이날 유 부총리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미래교육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교육부는 장기화되는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교육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원격교육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 실시간 화상수업 지원 등 학습관리시스템(LMS) 기능을 고도화하고, 전국 초·중·고 모든 교실에 학교무선망을 구축해 일상화된 원격수업에 맞는 운영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미래교육 전환을 위한 5가지 정책으로 △2022 교육과정 개정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고교학점제 안정적 추진 △교원양성체제 개편안 마련 △AI 교육 활성화 등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세대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등 근본적 질문에 대해 당사자인 학생들을 비롯해 교사, 학부모, 국민과 협의할 것"이라며 "합의된 사항은 '2022 국가교육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등교육 분야 5대 정책으로는 △디지털 기반 혁신공유대학 사업 △인공지능(AI) 등 첨단분야 인재 집중 양성 △지역혁신플랫폼 사업 △인문사회 등 기초학술지원 △사학혁신 등을 꼽았다. 유 부총리는 "고등교육과 평생교육 역시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교육으로 혁신할 것"이라며 "대학 간 경쟁을 넘어서서 공유와 협력을 통해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환경을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유 부총리의 2021년 신년사 전문.
2021. 1. 1.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유례없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셨고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셨습니다.
교육현장의 헌신과 열정이 빛났던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연초 대학의 외국 유학생 집중관리를 시작으로, 전국 학교의 원격수업과 학교방역, 43만 명 수능시험까지, 교육현장은 도전의 연속에서도, 중단없이 학습을 제공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한 해, 국민 여러분의 노력과 협력 덕분에 대한민국은 여러 차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이겨낼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일상을 지킬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사회관계 부처는 우리 국민의 사회적 안전을 지키고, 더 나아가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와 충격을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챙기겠습니다.
국민의 사회적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회부처의 안전망 정책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보완하겠습니다.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해 발생하는 가슴아픈 일들이 사라지도록, 각별히 챙기겠습니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해결되지 않은, 아동학대 방지와 성범죄 근절을 끝까지 챙겨, 방지시스템이 촘촘하게 가동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정부는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포용국가의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은, 포용사회정책과 긴밀히 연계되도록 챙기겠습니다.
또한 특권 소수계층에 유리한 사회제도가 없도록 제도 전반을 점검하고, 불공정성과 특권은 과감하게 개선할 것입니다. 특히, 입시와 채용에서 어떠한 특혜와 불공정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입니다.
지난 한 해 우리 교육을 지켜주신 학생, 교직원, 학부모 여러분.
지난 한 해, 대한민국의 학교는 원격수업을 시작했고, 전국의 모든 교사와 학생들이 소중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수업방식과 학교운영이 시작되었고, 교사의 전문성은 더욱 신장되고 있습니다.
또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탄력적인 학사운영을 경험하면서, 학교의 수업, 조직문화, 공간의 이용이 바뀌고, 학교와 학생의 자율성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학교민주주의가 강한 학교일수록, 코로나 위기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은 이미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2021년 새해, 교육부는 장기화되는 코로나 위기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교육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우선, 코로나19에 대해 보다 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원격교육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실시간 화상수업 지원 등 학습관리시스템 기능을 고도화하고, 역대 최대규모로 전국 초중고 모든 교실에 학교무선망을 구축하며, 일상화된 원격수업에 맞는 운영기준을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교육부는 교육안전망(돌봄, 학습, 방역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돌봄지원을 더 확대하고, 기초학습지원 등의 학습안전망을 튼튼히 하고 학교방역은 방역물품과 인력지원 등에 더하여 학생․교직원에 대한 심리방역 지원으로 영역을 넓혀 대응할 것입니다.
교육부는 올 한 해 미래교육으로의 전환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학교현장의 교육구성원, 국민들과 함께 해나가겠습니다. 교육부는 2022 국가교육과정 개정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며, 이 과정을 국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미래세대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등의 근본적 질문에 대해, 당사자인 학생들을 비롯해 교사, 학부모, 국민과 협의할 것이며, 합의된 사항은, 2022 국가교육과정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2022 교육과정 개정에 더해, 올해 처음 시작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과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추진, 교원양성체제개편안 마련, AI 교육 활성화의 다섯 가지 정책은 우리 학교교육을 미래교육으로 이끄는 데 구체적이면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고등교육과 평생교육 역시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교육으로 혁신할 것입니다. 대학 간의 경쟁을 넘어서서,
공유와 협력을 통해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환경을 조성해나갈 것입니다. 여러 대학이 교원, 시설, 기술, 교육과정 등을 공유하는 디지털 기반 혁신공유대학 사업과 AI 등 첨단분야 인재의 집중 양성, 지역혁신플랫폼 사업, 인문사회 등 기초학술지원, 사학혁신의 다섯 가지 정책은 우리 대학교육을 미래로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평생학습에서도 대학-평생학습-직업훈련 간 연계를 강화하고, 범정부 온라인 평생학습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교육혁신을 견인할 국가교육위원회를 출범시킬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추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올 한 해 코로나 19를 완전히 극복하여 국민의 일상을 회복하고, 더 나아가 코로나 이후의 변화를 철저히 준비하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1년 새해 첫 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드립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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