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올해도 `로또청약`은 계속…둔촌주공·잠실진주·원베일리
입력 2020-12-31 16:39  | 수정 2020-12-31 18:27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기대를 모으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용지 전경. [사진 = 매경DB]
새해에 전국에서 민간아파트 39만가구가 분양을 계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 평균 민영아파트 분양 실적(28만6071가구) 대비 약 10만가구 많은 수준으로, 2020년 분양 물량보다도 20% 많다.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집값과 땅값이 수직 상승한 탓에 2020년 분양시장은 계획된 물량 중 91%를 소화할 정도로 과열됐는데, 새해에도 비슷한 상황을 전망하고 건설사들이 적지 않은 물량을 계획했다. 이에 따라 집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분양가격이 시세 반값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로또청약'을 노리는 실수요자들도 바빠졌다.
31일 부동산114가 '2021년 민영아파트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2021년에는 전국 407개 사업장에서 총 39만854가구가 분양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 계획 물량에는 정비사업 조합원분도 포함됐다. 2019년 말 조사한 2020년 분양 계획 물량 32만5879가구보다 6만4975가구(19.9%) 늘었다.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 실적인 28만6071가구보다도 약 10만가구 많은 수준이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살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분양가상한제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과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등이 분양가 산정에 난항을 겪으며 2020년 분양을 대거 연기해 새해 공급물량이 늘었다.
2021년 분양 물량은 수도권 20만6651가구, 지방 18만4203가구로 수도권 비중이 더 높다. 수도권 물량은 경기(11만2134가구), 인천(4만9795가구), 서울(4만4722가구) 순이다. 서울은 둔촌주공, 원베일리 등 분양이 대거 연기되며 전년(4만5944가구)과 비슷한 수준에서 공급된다. 둔촌주공과 원베일리가 분양에 성공했다면 2021년 3만가구도 분양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방에서는 대구(3만1103가구)가 분양 예정 물량이 가장 많았고 부산(2만5817가구), 충남(1만9460가구), 대전(1만9401가구), 경남(1만7801가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20년 월별 분양 예정 물량은 12월이 5만4135가구로 가장 많았는데 새해에는 분양 비수기로 꼽히는 1월(4만4957가구)에 가장 많은 분양이 계획됐다. 새해 월별 분양 예정 물량은 2월(3만4500가구), 3월(3만3917가구), 9월(3만3308가구), 7월(3만2145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선주희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정책 변화와 코로나19 이슈로 성수기·비수기 구분 없이 분양 일정이 결정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다른 조사기관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직방은 새해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이 전년보다 2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직방은 새해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이 23만3000가구로, 2020년 전국 분양 예정 물량 31만4000가구 대비 25.8% 줄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코로나19 등 변수가 많아 새해 분양 계획을 잡은 곳들 상당수가 또다시 미루거나 포기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어 정확한 예측은 힘들다.
유형별로는 자체 사업(도급 포함)을 통한 분양 물량이 총 22만6587가구(58%)로 가장 비중이 높다.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비율은 전체 분양 예정 물량 중 36%(14만2232가구)를 차지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둔촌주공(1만2032가구)과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 등 분양가 산정 난항으로 분양이 연기됐던 물량을 포함해 서초구 '방배6구역'(1131가구), 성북구 '장위10구역'(2004가구), 송파구 '잠실진주'(2636가구) 등 재건축 단지가 공급된다. 경기도에서는 재개발 물량이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명시 '광명2·5·10R구역'(7273가구), 수원시 '수원권선6구역'(2175가구), '장안111-1'(2607가구), 하남시 '하남C구역'(980가구) 등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에서는 파주 운정 6123가구, 양주 옥정 2979가구, 인천 검단 1만1785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방은 광역시의 재개발·재건축 분양 계획이 많다. 부산 동래구 '래미안포레스티지'(4043가구), 대구 수성구 '수성더팰리스푸르지오더샵'(1299가구), 광주 동구 '광주학동4구역'(2314가구) 등이 공급을 계획 중이다. 건설사별로는 현재까지 분양 계획이 공개된 회사 가운데 대우건설이 3만4791가구로 예정 물량이 가장 많다.
과거 '뉴스테이'로 불리던 민간임대 아파트는 2020년 2만2980가구에서 2021년 8322가구로 공급이 급감한다. 선 책임연구원은 "2021년 분양시장은 3기 신도시가 사전청약을 통해 물량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고, 민간 물량도 예상보다 많다"고 말했다.
새해 전국에서 39만가구가 분양될 예정인 가운데, 서울 분양 민영아파트는 4만4722가구에 그쳐 대기 수요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매년 정부에서 새로 증가하는 가구 수를 과소 추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결혼뿐만 아니라 가구 독립, 이혼 등 여러 원인이 있어 가구 수 증가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드니 신혼부부 수요보다 여유 있게 공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 가구가 전년보다 늘어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기 수요 이상으로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DMC파인시티자이' 줍줍 1가구에 30만명이 몰렸는데 이게 바로 대기 수요"라며 "이 아파트는 서울 거주자만 신청 자격이 있었는데, 경기·인천까지 가능했다면 50만명이 넘었을 것이다. 수많은 수도권 인구가 서울 대기 수요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원까지 고려한다면 매년 4만가구 정도 물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둔촌주공 1만2032가구, 래미안원베일리 2990가구 등의 분양이 확실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둔촌주공과 원베일리 모두 분양가 산정 난항으로 1년이나 분양이 연기됐다. 둔촌주공은 조합 내에서 후분양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어 분양 일정이 더 밀릴 수 있다. 원베일리는 최근 서초구청에서 분양가 심의를 받고 있는데, 순탄하게 진행되더라도 일반분양은 100가구가량에 불과하다.
[권한울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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