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비서실장에 유영민(69)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발탁하며 임기 마지막 청와대 진용 갖추기에 나섰다. 최근 윤석열 징계 무산 후폭풍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민정수석비서관 후임에는 신현수(62)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임명했다. 불과 한달새 두차례 개각과 청와대 개편으로 이례적으로 인적쇄신에 속도를 내며 임기말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을 조기에 완비해 국정운영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날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이같은 청와대 인사안을 발표했다. 지난 8월 부동산 실정에 따른 책임을 물어 5명의 수석을 한꺼번에 교체한데 이어 비서실장, 정책실장까지 교체하며
전날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한지 하루만에 속전속결로 후임을 임명한 것이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사표가 반려됐다.
신임 유영민 비서실장은 부산 출신으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인사다. 20대에 이어 21대 총선에서도 낙선한뒤 문재인 정부 두번째 과기부 장관을 역임했따. LG에서 20년 넘게 근무한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과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 등을 지낸 기업인 출신으로 이례적으로 비서실장에 발탁됐다.
신현수 수석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부산지검과 대검찰청 검사를 지낸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냈다. 문대통령 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기도 했다. 정권초기인 2017년부터 1년간 국정원 기조실장을 역임했다. 검찰개혁을 정권의 대표 과업으로 내세운 문대통령은 그동안 민정수석과 법무부장관에 비검찰 출신 기용 원칙을 지켜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깨졌다.
문대통령은 조만간 후임 정책실장 임명과 함께 경제팀을 비롯한 추가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 부동산 실정,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마지노선'인 지지율 40%대가 붕괴되며 위기에 처한 문대통령으로선 하루빨리 정권 마지막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을 완성해 국정과제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리얼미터가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501명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보다 0.2%포인트 오른 36.9%로 조사됐다. 5주째 30%대에 갇혀있고 부정평가는 59.8%로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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