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거센 풍랑에 눈물만…사고 현장 찾은 명민호 실종자 가족들
입력 2020-12-31 14:02  | 수정 2021-01-07 14:03

제주항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뒤 침몰한 32명민호(32t·한림 선적) 실종 선원 가족들이 오늘(31일) 직접 사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32명민호 실종 한국인 선원 가족 16명은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이날 오전 제주항 서부두방파제에 모였습니다.

아버지와 남편, 형제를 잃은 실종자 가족들은 넋을 놓은 채 야속한 바다로 자꾸만 눈길을 돌렸습니다.

32명민호가 전복됐던 날보다는 덜하지만 이날 역시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높게 일었습니다.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오고 눈바람까지 불어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었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32명민호가 침몰한 장소를 둘러봤습니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서 32명민호 파편이 보이자 이내 서러운 울음을 토해냈습니다.

한 실종 선원의 가족은 "하늘이 왜 이렇게 도와주지 않느냐"며 가슴을 쳤습니다.

그래도 높은 파도와 강한 눈바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 여성은 제 발로 걷기조차 힘이 들어 양팔을 다른 이에게 의지한 채 겨우 발걸음을 떼기도 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함께 제주항 서방파제를 찾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정말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고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며 "오늘 오후부터 기상 상황이 나아진다는 기상청 예보가 있으니,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문 장관에게 실종자를 수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실종 선원 추정 시신이 발견되면 가족에 빠르게 알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코로나19 등으로 국내 입국에 어려움이 있는 인도네시아 선원 가족을 대신해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영사가 제주를 찾기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영사는 "정부가 인도네시아 선원을 찾는 데도 계속 수색 작업에 힘써주라"며 "시신을 찾게 되면 최대한 본국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영사는 전날 제주에서 행정안전부 관계자로부터 수색 상황을 듣고 어선 인양 가능 여부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시 한림 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는 그제(29일) 오후 7시 44분쯤 제주항 북서쪽 2.6㎞ 해상에서 전복됐습니다. 32명민호는 이후 표류하다 어제(30일) 오전 3시 47분쯤 제주항 서방파제와 충돌한 뒤 침몰했습니다.

사고 선박에는 선장 55살 김모 씨를 비롯해 한국인 4명과 인도네시아인 3명 등 총 7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해경은 오늘(31일) 오전 10시 30분쯤 제주항 3부두 부근 해상에서 시신 1구를 발견해 수습하고 32명민호 실종 선원인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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