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저유가·코로나쇼크에 사상 첫 2년째 0%대 `저물가`
입력 2020-12-31 10:33  | 수정 2021-01-07 10:36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5%에 그치면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부진한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 복지정책 확대 등이 저물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로 전년 대비 0.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5년 이후 지난해 최저 수준인 0.4%로 떨어졌는데, 0%대 물가상승률이 2년째 이어진 것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0%대에 머무른 건 1999년(0.8%), 2015년(0.7%)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총 4번뿐이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 내 식재료 수요가 늘면서 농축수산물 물가는 6.8% 올랐지만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가 7.5% 하락하는 등 공업제품 약세가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통계청 관계자는 "석유류 가격하락이 저물가 추세 지속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동통신요금 지원, 고교 무상교육·무상급식 조기 확대 등 정책적 요인도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개인서비스는 1.2% 상승하며 2012년(1.1%)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중 집세는 0.2% 증가했는데 전세가 0.3%, 월세는 0.1%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코로나19 관련 정책 지원과 교육 분야 공공지원의 영향으로 1.9% 하락했다. 이는 1985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다.
상품은 0.9%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이 6.7% 상승했다. 2011년(9.2%) 이후 최고치다. 배추(41.7%), 양파(45.5%), 고등어(12.8%), 돼지고기(10.7%) 등이 상품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해외 코로나19 확산으로 유가가 하락하면서 공업제품은 0.2% 하락했다. 도시가스 인하 영향으로 전기·수도·가스도 1.4% 내렸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2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해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7% 상승하며 지난해와 같았지만 1999년(-0.2%)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 2년째 이어졌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0.4% 상승했는데 1999년(0.3%)을 제외하면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7(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0.5% 상승했다. 월간 물가 상승률은 올해 6월(0.0%), 7월(0.3%), 8월(0.7%), 9월(1.0%)까지 오름세를 키우다가 10월에 정부 통신비 지원 영향에 0.1%로 떨어진 이후 3개월 연속 0%대다.
정부는 내년에 내수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정책적 하방압력도 완화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올해보다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움직임 등이 향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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