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 정부들의 대표적인 혈세 낭비와 치적 사업으로 지적돼온 57m짜리 초대형 관우 청동 조각상이 여론의 뭇매를 맞아 옮기기로 결정됐지만 이전 비용이 1억5천500만 위안(259억 원)에 달하자 찬반 논쟁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31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후베이(湖北)성 징저우(荊州)시는 관계 부처가 관우 청동 조각상을 조사한 뒤 시정을 통보하자 지난달 논의 끝에 이를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전시성 사업으로 지방 정부의 부채가 급증하는 데다 무분별한 초대형 관광 건축물 건립이 지역 특색을 없애고 있다는 판단 아래 지난달 관우 조각상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관우 조각상의 높이가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고성의 풍모와 역사적인 가치를 훼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징저우시는 중국 삼국시대 격렬한 싸움이 벌어진 삼국지의 주요 무대 중 하나입니다.
이 때문에 징저우시는 삼국지 영웅인 관우를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세운 세계 최대 규모의 청동 조각상인 관우상을 세워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관우가 청룡언월도를 쥐고 있는 모습을 조각했는데 워낙 크다 보니 징저우시의 모든 풍경을 압도해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비난이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내년 1월부터 이전 작업을 하기로 한 뒤 소요 비용을 뽑아보니 관우 조각상 건립 당시 들었던 1억7천만 위안(284억 원)에 육박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는 이전이 오히려 세금 낭비라는 비난을 쏟아지고 있습니다.
1천200t에 달하는 이 동상을 8㎞ 떨어진 관우 유적지로 옮기려면 부지의 해체, 개보수, 새 부지 조성, 조경 등이 필요한데 관우 조각상 철거와 신축 부지 설치 공사에만 4천만 위안(67억 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중국 네티즌은 관우 조각상을 이전하기 위해 1억5천500만 위안을 또 쓰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관련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관우 조각상 이전 비용이면 얼마나 많은 빈곤 지역의 아이들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할 수 있겠냐"면서 "차라리 이전하지 말고 철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