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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연금 `3년째 목표동결` 기재부는 반대했다
입력 2020-12-30 17:19  | 수정 2020-12-30 21:04
국민연금이 내년에 시장 수익률(벤치마크 수익률)보다 얼마나 더 성과를 낼 것이냐를 두고 기획재정부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의견이 대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올해와 같은 0.22%포인트를 주장한 반면 기재부는 0.28%포인트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양측 주장이 맞섰지만 지난 16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내년 목표 초과수익률을 0.22%포인트로 동결하는 결정을 내리며 기금운용본부의 손을 들어줬다.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보수적인 기금 운용 목표 설정이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의 성과급 규모를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어 차제에 목표 초과수익률 설정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작성한 '2021년도 목표 초과수익률안'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금운용위에서는 내년도 목표 초과수익률을 두고 △0.28%포인트로 상향 △0.22%포인트로 동결 △0.20%포인트로 하향 등 총 3가지 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가 끝난 후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는 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기금운용본부가 안정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에 따라 2021년도 목표 초과수익률을 현행과 동일하게 설정했다"고 밝혔다.
기금운용본부장은 물론 운용역들의 성과급과 직결되는 목표 초과수익률은 이로써 내년에도 0.22%포인트로 동결됐다. 2019년부터 3년째 같은 수치다. 지난 10년간 국민연금이 목표 초과수익률을 달성한 게 2017년과 2019년 단 두 번뿐이기 때문에 동결 또는 인하 주장도 일리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기재부는 사전 의견서에서 0.28%포인트로 목표 상향을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재부 관계자는 "여전히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지만 이러한 때일수록 기금운용본부의 운용 역량을 드러낼 기회라고 판단된다"며 목표 상향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금운용본부가 동결 이유로 제시한 해외주식 벤치마크 변경에 대해서는 "운용 성과를 정확하게 분석·평가하기 위한 합리적인 변경으로 목표 초과수익률 조정 근거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에 기금운용본부는 "해외주식 벤치마크 변경 등을 고려할 때 0.22%포인트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외투자 확대를 위한 국내 자산 비중 축소 시 시장 영향, 대체투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동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실무평가위원회에서는 오히려 목표치를 0.20%포인트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변경된 해외주식 벤치마크를 고려하면 초과수익이 원천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 기금운용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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