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의 소비자보호 실태 평가 결과 평가 등급 '미흡'을 받은 금융사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은행과 증권 부문에서 작년보다 등급이 내려간 회사가 다수 생긴 영향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감독원은 71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한 결과 11개 회사가 '미흡'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흡' 평가가 2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대폭 늘어난 것이다. 평가 등급은 총 5개(우수·양호·보통·미흡·취약)로 구분된다. 등급은 민원발생건수, 금융사고 건수 등 계량 평가 부문과 소비자보호 지배구조, 민원시스템 운영 방식 등 비계량 평가 부문 점수를 종합해 산정한다. 이번 평가는 2019년도 71개 금융사의 소비자보호활동을 대상으로 했다.
은행권에서는 5개사(기업·부산·신한·우리·하나)가 사모펀드 판매와 관련해 소비자 피해를 유발해 종합평가 결과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가며 '미흡'으로 평가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를 발생시켜 '중징계'를 받거나 사회적 물의를 초래할 경우 종합등급에서 한 단계 하향하는 평가 방식을 지난해부터 도입했다"며 "사모펀드 사태 영향으로 등급이 하락한 회사가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삼성생명과 KDB생명이 '미흡' 평가를 받았다. 삼성생명은 암 치료 목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보험 가입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 제재를 받아 종합등급이 1등급 하향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경우 암보험 지급과 관련해 아직 논란이 있는 건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금감원에서 의도적으로 평가 등급을 낮췄다"며 "소비자보호 실태의 정당성이 다소 훼손됐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증권사 중에서는 총 6곳이 전년도에 비해 종합등급이 하락했다.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 피해를 유발한 대신, 신한금투, KB증권, NH증권의 종합등급이 1등급 하향돼 '미흡'으로 평가됐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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